[앵커의 시선] '황당 거짓말'…임우재 미스터리

  • 6년 전

◀ 앵커 ▶

앵커의 시선입니다.

의혹이 가시지 않는 참 묘한 뉴스인데요.

경찰이 어제(29일) 서울 중구청 공무원 비리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뇌물 의혹이 제기된 한 인물이 있습니다.

임우재 전 삼성전자 고문인데요.

뉴스에 종종 등장했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사위이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남편입니다.

삼성 '에스원' 평사원 신분으로 99년 이건희 회장의 큰딸 이부진 사장과 결혼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죠.

그런데 3년 전부터 이부진 사장과 재산 분할과 자녀 친권을 놓고 이혼소송 중이고요,

이 임우재 씨.

애초, 비리 공무원 임씨와 좋은 뜻에서 돈을 주고받았다고 했었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먼저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서울시는 지난해 직원 비위를 자체 감사하다 3억 원대의 뇌물 혐의를 확인한 뒤,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그리고 수사 과정에서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이 중구청 소속 공무원 임 모 씨에게 수억 원을 건넨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두 사람은 돈거래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좋은 뜻으로 주고받은 것이라며 뇌물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 임우재 전 고문과 공무원 임씨는 돈거래 사실이 아예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돈을 건넨 시점도 삼성가와 이미 관계가 끊어진 만큼 뇌물 혐의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앵커 ▶

경찰의 수사 결과 뜻밖입니다.

임우재 씨는 돈을 줬다고 진술했는데 돈거래가 아예 없었다는 거죠,

사건의 내막을 좀 볼까요.

서울 중구청 공무원 임 모 씨.

서울시가 뇌물과 관련해 감사를 벌이다가 임 씨의 계좌에 3억 5천만 원이 입금된 사실을 포착합니다.

그러면서, 호텔신라의 한옥호텔 추진과 관련한 인허가를 의심하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건데, 공무원 임씨는 경찰에게 "임우재 전 삼성 고문과 친분이 있어서 호의로 빌린 돈"이라고 했던 겁니다.

임우재 전 고문 역시 "아는 사이라 호의로 빌려 준 것"이라고 인정했고요.

그런데요, 경찰이 수사했더니 공무원 임씨가 받은 돈은 7억 2천만 원으로 불어납니다.

그러자, 두 사람 입을 맞춘 듯 주고받은 돈의 액수를 높여 진술을 바꿉니다.

또 빌린 돈이라면서 차용증까지 제출했고요.

1년 넘게 수사한 경찰, 어떻게 정리했을까요?

임우재 전 고문과 비리 공무원 임씨의 진술, 모두 다 거짓말이었다.

경찰의 결론, 이유는 이렇습니다.

임우재 전 고문 계좌를 봤더니 빠져나간 현금은 7억 2천만 원이 아니라 6,200만 원뿐이었고요.

임 고문의 분당 자택과 서울 강남의 사무실, 계좌 12개, 휴대폰까지 다 압수수색했지만 빠져나간 뭉칫돈도 없었습니다.

3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는데도 비리 공무원 임씨에게 돈을 준 시점과 장소 모두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게다가 거액의 이혼소송을 하면서 빚까지 진 터라, 공무원에게 돈을 줄 여력도 없었다는 거죠.

경찰의 설명 들어보시죠.

◀ 영상 ▶

[민경욱/서울지방경찰청 지능2계장]
"저희가 보는 건 실질적으로 임우재가 임 씨한테 간 돈은 없다는 겁니다. 그것을 변소하기 위해 '임우재가 줬다'라고 주장하는 거죠. 실질적으로 돈이 갔다라고 저희는 보지 않고 있죠. 다 거짓 진술한 거죠."

◀ 앵커 ▶

여전히, 가시지 않는 의문은 있습니다.

첫째, 임우재 전 고문의 이유 없는 거짓말.

공무원 임씨에게 빌려 주지도 않은 돈을 빌려줬다고 경찰에서 말했죠.

다음, 두 사람의 관계.

임 전 고문은 4년 전, 사촌의 친구에게 소개를 받아 비리 공무원 임씨와 친분을 쌓았다고 하는데 집과 직장을 압수수색까지 당하면서 비리 공무원을 위해 거짓말을 했다고 보기엔 선뜻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이 사건 지금, 임우재 전 고문은 허위 진술을 했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요.

비리 공무원 임씨, 다른 업체에게서 인허가 대가로 1억 4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이제, 미스터리로 남은 의문들은 검찰 수사와 재판을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의 시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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