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시선] 줄줄이 "아파요"…재판 불출석 핑계?

  • 6년 전

네, 앵커의 시선입니다.

지금 수감돼 있는 두 전직 대통령.

공교롭게도 어제 두 사람의 재판이 동시에 서울중앙지법 위아래 층에서 열렸는데요.

박근혜 전 대통령 허리 통증 때문에 재판에 나오지 않았고요.

이명박 전 대통령, 당 수치가 높으니 앞으로 법정에 나오지 않게 허락해달라고 했습니다.

먼저 박근혜 전 대통령, 허리 통증이 심하다고 해서 그제 서울성모병원을 찾았습니다.

휠체어 탄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는데 하늘색 환자용 수의에 마스크를 썼죠.

3시간가량 치료를 받고 서울구치소에 다시 수감됐고요.

작년 7월이죠.

발가락이 아프다며 병원 검사를 받았고 그 다음 달에는 허리 통증으로 통증 진단과 소화기관 검사, 받았습니다.

그리고 11월에도 허리 디스크 증상으로 MRI 찍었죠.

박 전 대통령의 당시 변호인, 그제 SNS에 글을 남깁니다.

"허리가 아파서 앉지도 못한다." "이런 통증 방치하는 건 반인도적 조치다." "치료 목적의 보석이 필요하다."

보석, 보증금을 받고 형사 피고인을 풀어 주는 건데, 가능할까요?

아닙니다.

10년 이상의 징역을 받았을 경우 허용되지 않는데, 박 전 대통령, 무기징역까지 가능한 뇌물 범죄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4년 선고받았죠.

따라서 보석은 사실 불가능합니다.

구치소 신세 면하려면 다른 해법은 구속집행정지인데, 중병으로 입원할 경우는 가능합니다.

이번에는 최순실 씨 볼까요?

오늘 자궁근종 수술을 받는데요.

마스크에 휠체어, 박 전 대통령의 모습과 판박이죠.

그런데요.

최 씨, 교정당국에 "수술 이후 생사를 알 수 없으니 2년 넘게 못 본 딸, 정유라 보게 해달라" 이렇게 요구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순실 씨와 딸 정유라 씨, '이대 입시비리' 공범으로 기소돼 있죠.

면회, 당연히 거부됐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 어제 변호인이 이렇게 밝혔습니다.

"당 수치가 높아 오랜 시간 앉아있기 힘든 상황이다. 증거조사기일에는 가능한 불출석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

변호인의 말 들어보시죠.

[강훈/이명박 전 대통령 변호인]
"법률전문가가 아닌 이명박 전 대통령께서 앉아 계셔도 아무 의미가 없는 시간이거든요. 괜히 건강 불편하신 분이 앉아 있을 필요가 없이. 공식적으로 법적으로 그런 불필요한 시간에 불출석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런 게 없고. 23일이면 나오셔서 다 재판받으실 거고, 아마 모두 진술도 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재판부는 난색입니다.

1시간마다 휴정 시간을 갖고 오후 6시 전에 재판을 끝내겠다며 거부 의사 밝혔습니다.

재판이 진행 중인 시점에 하나같이 앓아눕는 모습, 재판부로서는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물론 이런 건강 이슈가 재판 출석 거부와 보석을 위한 방편이 돼서도 안 될 겁니다.

앵커의 시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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