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시선] "공짜 배달, 이제 없어요"

  • 6년 전

◀ 앵커 ▶

앵커의 시선입니다.

오늘(27일) 밤, 독일과의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

많은 국민들이 응원하실 텐데, 응원전에 빠지지 않는 것, 바로 치킨일 겁니다.

그런데 요즘 치킨 주문하면 "배달비는 따로 내셔야 합니다", 이 말 먼저 하는 곳 많죠.

공짜 배달 익숙했던 분들은 좀 불편할 수 있습니다.

매장 가서, 자리 차지하고 이것저것 더 달라며 먹는 것도 아닌데 돈을 더 내니까 말이죠.

언제부터 배달비를 받은 건지, 관련 보도 잠시 보시겠습니다.

◀ 영상 ▶

[2018년 4월 7일 NT]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인 교촌치킨은 배달비 2천 원을 받겠다고 밝혔습니다.

교촌치킨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늘어난 가맹점들의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신 주요 제품의 가격은 올리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 앵커 ▶

교촌치킨 가맹점들이 배달비 2천 원을 받은 건 이제 두 달이 됐고요.

BHC나 노랑통닭 일부 가맹점도 천원에서 2천 원씩 추가로 돈을 받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배달 음식업계 최대 주문앱 업체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한 배달 서비스 업체는요, 배달료를 따로 받겠다는 음식점은 미리 배달료 책정해 놓고, 주문자가 음식값 결제할 때 배달비 함께 결제하는 시스템 도입했습니다.

이 업체는요, 배달비를 따로 받는 음식점이 올해에만 약 10%, 2만 개 정도로 늘었다고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짐작 가실 겁니다.

경기는 시원찮은데 최저임금 올랐다, 인건비 감당이 안 되니 방법이 없다, 음식점 하시는 분들의 하소연 대부분 이런 내요이 많을 겁니다.

소비자들의 볼멘소리도 만만찮습니다.

공짜배달이라고 하지만 사실 그동안 치킨 값, 음식값에 배달비가 다 포함됐던 것 아니냐, 말만 배달비 유료화지 가격 인상과 다를 바 없다, 이겁니다.

하지만, 또 생각해보면요.

택배 이용해도 택배비 내는데, 유독 음식 배달비엔 인색했던 것 아닌가, 이게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택배 한 건에 기사님들 천원도 못 받다 보니 서비스 불만은 많을 수밖에 없지만 말이죠.

그런데 요식업계는요.

명확히 배달비 책정 안 하는 경우 많았죠.

한다고 해도 사장님 재량이었고요.

결국, 배달하는 직원만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에 내몰리는 사례가 많습니다.

한번 확인해보시죠.

◀ 영상 ▶

[2016년 10월 13일 뉴스데스크 차주혁]

배달앱과 대행업체가 늘면서 다시 업체 간 속도 경쟁이 시작됐습니다.

[패스트푸드업체 직원]
"주문시간 옆에 예정시간이 떠요. 10시 1분에 들어오면 10시 31분에 예정이라고…배달 도착이…"

한 대형 패스트푸드업체는 아예 10분을 더 앞당긴 '20분 배달제'를 시행하다, 24살의 배달원이 오토바이 사고로 숨졌습니다.

대형 패스트푸드 업체 4곳의 배달원 사고는 '30분 배달제'가 다시 시작된 2014년 185건으로 1년 만에 3배 이상 늘었고 경쟁이 더 치열해진 올해는 상반기에만 이미 100건 가까이 발생했습니다.

◀ 앵커 ▶

철 가방, 우리 배달 문화의 상징이죠.

해방 이후에도 우리 한식집들은 머리에 쟁반 이는 배달 방식 고집했지만, 배달수요가 늘면서 점차 사라졌습니다.

빠르게 먼 거리를 나르는 데 철 가방만 한 게 없었기 때문이겠죠.

그 후 진화에 진화를 거듭한 배달문화, 소비자에게 한없는 편리함 제공했습니다.

따로 배달비를 안 내도, 스마트폰으로 손가락 까딱하면 세상 모든 게 집앞으로 배달이 됐죠.

밤이건 새벽이건, 휴일 가리지 않고 주문하는 모든 건 받아볼 수가 있었습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누리는 배달의 편리함, 이게, 누군가의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얻어왔던 호사는 아닐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지금까지 앵커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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