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풍계리 핵실험장, 어떻게 폐기했나?

  • 6년 전

◀ 앵커 ▶

북한의 핵 실험장 폐기는 사실 누가 시켜서 하는 조치라기보다는, 북한이 먼저 하겠다고 선제적으로 약속한 것입니다.

방식도 이미 밝힌 바가 있습니다.

핵실험장의 갱도를 무너뜨리고 입구를 막고, 지상 시설을 철거하겠다고 했는데, 현재로선 들어노는 화면이 없죠.

그래도 이해하시는데 시각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임경아 기자가 설명하겠습니다.

◀ 리포트 ▶

해발 2천205미터 만탑산 기슭에 설치된 풍계리 핵 실험장에는 모두 4개의 핵실험용 갱도가 뚫려 있습니다.

동쪽 1번 갱도에서 2006년 10월 북한의 첫 핵실험이 이뤄졌고, 북쪽 2번 갱도에서는 2009년 2차부터 지난해 9월 6차까지, 모두 다섯 번의 핵실험이 진행됐습니다.

반면 남쪽 3번 갱도와 서쪽 4번 갱도는 아직 한 번도 사용되지 않아 얼마든지 핵실험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 폐기 행사는 이 4개 갱도를 폭파시켜 무너뜨리고 입구도 완전히 폐쇄한다는 북한 계획에 따라 진행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무너진 1번 갱도와 안쪽 일부가 허물어진 2번 갱도는 입구를 폭파시켰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3번과 4번 갱도는 안쪽까지 폭파돼야 복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디까지 폭파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안에까지 (폭파)해야 돼요. 그래야, 사용하지 못하게 돼 있죠. 3번, 4번은 한 번도 사용 안 한 건데 입구만 폭파시키는 건 의미가 별로 없죠."

갱도와 함께 관측 설비나 연구소 등 지상의 관련 시설도 순차적으로 철거될 예정입니다.

과거 카자흐스탄에서도 구소련의 핵 실험장을 비슷한 방식으로 폐기했습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1993년부터 97년 사이 미국 지원을 받아 갱도 13개와 터널 181개에 폭약을 설치한 뒤 폭파시켰습니다.

이후 미국 정부는 폭파한 갱도에 콘크리트를 부어 완전히 폐기했습니다.

MBC뉴스 임경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