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식 석등·욱일기 교표…우리 곁의 '친일 잔재'

  • 5년 전
◀ 앵커 ▶

전라남도교육청이 학교내 친일잔재 전수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친일음악가가 작곡한 교가와 일제 양식의 석등, 충혼비 등 학교마다 일제 강점기의 친일 잔재가 광범위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김양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전남 목포의 한 초등학교 화단에 석탑과 석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일제 양식인데 1970년대 제작된 겁니다.

일본이 제국주의 침략전쟁을 합리화하려 내세운 구호인 '팔굉일우'를 새긴 비석은 8년 전, 목포의 한 중학교에서 발견됐습니다.

몸체는 박물관으로 옮겨졌지만, 받침돌은 학교에 그대로 남아 있고, 그 위엔 일제 양식의 교훈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일본군 전사자를 기리는 의미의 '끝이 뾰족한' 묘지석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이병삼/전남학생교육원 교육연구관]
"(일제 강점기) 팔굉일우비의 받침석이고, 그 위에 교훈비를 1965년 이후에 세웠는데 그 형태가 일본 충혼비 즉 팔굉일우비 형태의 형태를 띤…"

전라남도교육청은 지난 4월부터 학교 내 남아 있는 친일 잔재 전수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일부 학교들은 일본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깃발인 욱일기 문양의 교표를 아직도 사용하고 있고, 친일음악가가 작곡한 교가를 사용하는 학교도 적지 않습니다.

전남지역 153개 학교에서 일제 양식의 석물과 교표, 친일음악가 작곡 교가 등 모두 168건의 친일잔재가 확인됐습니다.

[김영중/전남교육청 정책기획관]
"친일잔재를 청산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올바른 국가관을 정립시키고 다가오는 미래 세대로서 민주시민으로 건강하게 자라도록 이 사업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전라남도교육청은 일제식 석물은 안내판을 설치해 교육 목적으로 활용하고, 친일 작곡가가 만든 교가는 개정하는 등 친일잔재 청산에 나설 계획입니다.

MBC뉴스 김양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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