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보다]전 세계에서 시작된 영웅들의 반격
  • 3년 전


2020년은 바이러스와 싸우다 통째로 일상을 잃어버린 한 해였지만

한 편으로는 ‘영웅’의 의미를 되새겨 보기도 했습니다.

의료진. 연구진. 그저 집에 콕 박혀있던 시민까지. 모두가 인류를 구하는 ‘영웅’이었습니다.

세계를 보다 김민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코로나19로 차단된 뉴욕 타임스스퀘어 볼드롭 행사장.

지난해 150만 명이 모였지만, 올해는 공공병원 의사와 피자 배달원 등 39명과 그 가족들만 초청장을 받았습니다.

[현장음]
"특별한 VIP는 2020년 영웅들이죠. 의료진과 가족들만 이 곳에 있습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전장으로 향하는 이들.

[현장음]
"위험한 상황이란 건 다들 알 거예요."

2020년 한해는 악몽이었습니다.

[토니 카타노 / 미국 의료진]
"10시간이나 지났는데 여전히 많은 앰뷸런스가 밀려듭니다. 멈추지를 않네요."

[조셉 배론 / 미국 의료진]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코로나19 감염자들을 돌보는 의료진들에게 휴식은 사치였습니다.

[세바스티노 페트라카 / 이탈리아 의료진]
"휴가요? 3월 18일 이후로 한 번도 쓰지를 못했네요."

환자를 돌보다 감염돼 목숨을 잃은 전세계 의료진은 1400명이 넘습니다.

[탄나 이그라햄 / 미국 의료진]
"만약 지금 제 증상이 코로나가 맞다면, 재감염이 된 첫 번째 사례일 거예요."

마스크 영웅도 있습니다.

입이 보이는 투명한 마스크를 개발한 이탈리아 시민은 기사 작위까지 받았습니다.

[이레네 / 특수 마스크 제작(기사 작위)]
"이 마스크 덕분에 청각 장애인들이 쉽게 말을 읽을 수 있게 되었어요."

미국 테네시주 한 병원의 수간호사.

백신을 맞고 소감을 발표한 뒤 일어서다 이마를 손으로 짚더니 쓰러집니다.

[티파니 도버 / 간호사]
"미안해요. 정말 어지러운데요."

바늘을 보거나 생각만 해도 공포를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코 속에 뿌리는 백신도 개발 중입니다.

[발라지 나라심한 / 미국 아이오와 대학 나노백신연구소 소장]
"이 백신이 코로나19를 물리칠 거예요. 인류를 구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매일 아침 일터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한 병원.

화이자 백신 도착 소식에 의사와 간호사들이 손을 잡고 흥겨운 음악에 맞춰 춤을 춥니다.

[이스라엘 의료진]
"행복한 날입니다. 코로나 종식의 시작이라 희망합니다."

지난해 말까지 백신 접종자는 980만 명.

78억 명의 지구촌 인구를 고려하면 0.12%에 불과하지만,

인류는 조금씩 집단면역의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미국에선 60% 정도가 접종을 마치는 9월쯤 마스크 없이 신학기가 시작되고 12월엔 온 가족이 모여 크리스마스 파티를 할 수 있을 걸로 기대합니다.

독일에선 집에만 있길 바란다며 이런 광고도 만들었습니다.

[독일 정부 CF '특별한 영웅들, 함께 코로나에 맞섭시다']
"우리의 소파가 우리의 전선이었고 우리의 인내심이 우리의 무기였습니다."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모든 이들이 결국 코로나를 물리치는 영웅으로 기억되리라 믿습니다.

[현장음]
"모두가 침묵할 때, 우리의 영웅들은 '내가 하겠다'고 말합니다."

[현장음]
"고마워요, 고마워요. 잘했어요."

세계를 보다, 김민지입니다.

mettymom@donga.com

영상편집: 정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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