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보다]백신 도입 1년…터널의 끝은 어디에
  • 2년 전


백신이 인류를 구해줄 것이다.

1년 전 접종을 시작할 때만 해도 곧 긴 터널 끝 빛이 보이는 것 같았죠.

하지만 바이러스는 지긋지긋한 변이를 일으키며 전세계 53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잠시 마스크를 벗었던 유럽도 ‘위드코로나’를 포기하는 분위기 입니다.

유주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백신 의무화에 반대하는 영국 시위대들이 의사당 앞 도로로 몰려와 경찰을 에워싸고 고함을 지릅니다.

밤이 되자 성난 시위대들은 경찰 바리케이트를 무너뜨립니다.

프랑스에서도 주말마다 백신 여권 도입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립니다.

[클레어 메종나브 / 프랑스 소프트웨어회사 직원]
"아이들에게 백신을 맞추는 건 최악입니다. 왜 위험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백신을 맞춰야 합니까?

이렇게 반대의견이 적지 않지만, 유럽에서 백신 패스는 상당히 보급됐습니다.

이탈리아에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일일이 접종 이력을 확인합니다.

백신 도입 1년.

전 세계 인구 절반 이상이 한 번 이상 백신을 맞았습니다.

매일 35만 회, 총 86억 회 분량입니다.

백신을 처음 맞을때만 해도 올해 크리스마스 땐 코로나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하리 슈클러 / 초기 백신 접종자(지난해 12월)]
"우리가 백신을 맞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이 위기가 끝나가고 있구나'라고 느꼈습니다."

백신 이송 작전은 제2차 세계대전 종식을 이끈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비유됐습니다.

[구스타프 퍼나 / 미 초고속작전 최고 운영 책임자(지난해 12월)]
"그 날은 종전의 시작이었고, 오늘 우리가 그 자리에 있습니다."

예상과 달리 세계는 아직도 코로나와 전쟁 중입니다.

미국은 하루 확진자가 19만 명을 넘고, 영국도 10만 명에 육박합니다.

특히 영국은 오미크론 확진자가 2만 4천 명을 넘어설 정도로 확산세가 빠릅니다.

그래서 백신 무용론도 나오지만, 전세계는 3차 접종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백신을 3차까지 맞으면 남자는 88%, 여자는 94%까지 코로나 사망률을 낮춘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이반 에스테반 마리노/ 스페인 부스터샷 접종 대기자]
"새로운 변종과 제약이 삶을 복잡하게 만드는 상황에서 저는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스라엘에선 세 번을 넘어 네 번도 맞아야 한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나프탈리 베네트 / 이스라엘 총리]
"우리는 위험에 처한 인구를 위한 네 번째 백신을 연구하고 고려할 것입니다."

부작용 우려가 없는건 아니지만,

[수잔 버나드 / 뉴욕 시민]
"부스터샷을 계속 맞을 수는 없습니다. 건강에 좋지 않아요. 이상 반응도 계속 기록되고 있습니다."

인류 최초로 코로나 백신을 맞았던 91세 할머니는 지금도 이렇게 말합니다.

[마거릿 키넌/세계 최초 백신 접종자(지난 8일)]
"제발, 제발 백신을 맞으세요. 그게 당신과 당신의 친구, 가족의 삶을 지킬 것입니다."

세계를 보다, 유주은입니다.

영상편집 : 차태윤


유주은 기자 gr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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