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보다]쿠데타 1년 새 1600명 학살 “미얀마도 전쟁 중”

  • 2년 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매일매일 끔찍한 일들이 벌어집니다만 실은 이런 곳이 한 둘이 아닙니다.

특히 미얀마는 국제 사회 관심이 시들해져가는 사이 군부가 자기 나라 국민을 무차별 공습하고 학살하고 있습니다.

세계를보다 김윤수 기자가 집중 조명합니다.

[리포트]
전투기가 마을에 미사일을 쏘고, 무장 헬리콥터는 저공 비행을 하며 민가에 로켓탄을 내리 꽂습니다.

폭격을 당한 마을은 희뿌연 연기로 뒤덮였고, 건물들은 불에 타 무너지기 일보 직전입니다.

최근 미얀마 동부 카야주에서 이어지는 군부의 기습 공격에 주민들이 희생 당했습니다.

[데이비드 유뱅크 / 미얀마 인도주의 활동 단체 대표]
"무장 헬리콥터에 러시아산 전투기, 120mm 박격포 수 백발이 떨어졌습니다. '쾅, 쾅, 쾅'의 연속이었어요."

겨우 목숨을 건진 피란민 수천 명은 대나무로 엮은 방공호에 몸을 숨기지만 엉성한 구조에 목숨이 위태롭습니다.

[매니 마웅/ 인권단체 관계자]
"이건 전쟁 범죄입니다. 민간인들을 무차별적으로 노리고 있어요."

2020년 11월 아웅 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문민정부가 총선에서 승리했지만 군부는 부정선거라며 3개월 뒤 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구금된 수치 고문은 각종 혐의로 현재까지 징역 6년을 선고 받았고 추가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고 150년 형까지 선고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무엇보다 문제는 민간인을 상대로 한 무자비한 학살입니다.

유엔은 미얀마 인권 상황에 대한 첫 보고서를 내고, 미얀마 군부가 지금까지 최소 1600명을 살해했다고 밝혔습니다.

주변 산소를 빨아들여 초고온 폭발을 일으키는 대량 살상 무기, 열압력탄까지 군부가 민간에 퍼부었습니다.

[라비나 샴다사니 /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대변인]
"인권 침해와 학대를 조직적으로 광범위하게 계속 하며 반인도적 전쟁 범죄를 자행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이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쏠리면서 미얀마에선 살상이 더 자행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 때문인지 미얀마 군부는 러시아의 침공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습니다.

미얀마 시민들은 오히려 우크라이나 국기를 얼굴에 그리고 반전 시위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유뱅크 / 자유미얀마유격대 대표]
"우리는 중요하지 않나요? 우리도 우크라이나 인들과 마찬가지에요. 왜 아무도 우리를 돕지 않는 거죠?"

"미얀마도 잊지 말아달라"고 외치며 오늘도 세계의 관심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계를 보다, 김윤수입니다.

영상편집: 이태희


김윤수 기자 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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