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보다]단맛 중독, 나라 살림엔 쓴맛
  • 6개월 전


[앵커]
탕후루와 달고나 라떼, 흑당 밀크티까지.

요즘 달달한 음식들이 우리의 입맛을 제대로 저격하고 있습니다.

물리치기 힘든 단 맛의 유혹에 넘어가면 건강을 망치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일부 국가들은 단 맛과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세계를보다 권갑구 기자입니다.

[기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습니다.

일본의 유명 도넛을 맛보기 위해서입니다.

[현장음]
여기 있는 사람들은 이 도넛을 위해 3시간이나 줄 섰습니다.

영상을 찍은 유튜버가 도넛을 손에 넣기까지 걸린 시간은 4시간에 달합니다.

대만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버블티는 태평양 건너 미국의 입맛도 사로잡았습니다.

[현장음]
지금 5시 15분입니다. 제일 좋아하는 버블티 상점이 6시에 닫습니다. 걸어서 51분 걸리는데, 시간 맞춰 갈지 보겠습니다.

보바티로 불리기도 하는 버블티는 녹말 종류인 타피오카 떡이 들어간 달콤한 밀크티로 이젠 전 세계가 즐깁니다.

SNS로 인증 사진을 남기는 젊은 층들 유행과 맞물려 더 화려하고 달콤한 디저트 열풍이 이어지면서 설탕 소비 증가세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전 세계 설탕 소비량은 1억 7600만 톤.

올해는 1억 8000만 톤을 넘어 역대 최대 소비량을 갈아치울 전망입니다.

앞서 본 디저트들입니다.

도넛 1개엔 설탕 30g, 버블티는 최대 60g,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탕후루 1개엔 24g이 들어갑니다.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하루 설탕 섭취량은 25그램.

하나만 먹어도 하루치 설탕을 다 먹는 겁니다.

설탕이 과다 소비 속에 지구촌 비만 인구는 8억 명 비만율 상위 국가들을 살펴보니 태평양의 작은 섬국가들이 13위까지 차지했습니다.

식품 자립도가 낮아 가공식품 위주로 먹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14위, 우리나라는 165위입니다.

상위 30개 나라 중 19개국 주민 1명당 하루 평균 설탕 섭취량은 권고량을 훌쩍 넘는 32.7그램 이상이었습니다.


[와파 헬미 아이샤 / 두바이 의료보건국 식품보건과장]
"당신이 비만이라면, 당신은 몸을 혹사시키는 겁니다."

국민 건강이 나빠지면 치료비 증가와 생산성 악화 등 사회적 비용도 늘어나기 때문에 대책 마련에 나선 국가들도 등장했습니다.

일본은 지난 2008년 직장인과 공무원을 대상으로 '비만금지법'을 제정했습니다.

매년 건강검진에서 허리 둘레가 일정 기준을 초과하면 관리 대상이 되고 한 직장에서 비만 직원이 많아지면 고용인은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영국은 비만도가 일정 수치 이상인 국민들을 위한 체중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영상 설명음]
영국 국민의료제도는 무료로 온라인 체중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설탕 함유 음료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국가도 지난해 12월 기준 최소 85개국에 달합니다.

2035년이면 세계 비만 인구는 중국 인구에 맞먹는 15억 명으로 예측됐습니다.

1인당 하루 설탕 소비량(27.8g)이 이미 권장량을 넘어선 우리나라도 더 이상 먼나라 얘기만은 아닙니다.

세계를보다, 권갑구입니다.

영상취재 : 장명석
영상편집 : 김지향


권갑구 기자 nine@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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