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보다]‘3천 년 분쟁’ 지구 최대의 감옥 가자지구
  • 3년 전


미국이 개입하면서 가까스로 휴전에 합의했지만 지금 중동 가자지구는 지구에서 가장 큰 감옥,

살아있는 지옥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열흘 만에 240명 넘게 사망했고 상당수가 힘없는 아이들입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사람들은 마음 놓고 울 수조차 없는데요. 종교와- 정치가 뒤얽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100년 넘게
싸워 왔고 그 갈등의 시작을 말할 때는 무려 3천 년 전까지 올라가기도 합니다.

예루살렘에 평화는 왜 주어지지 않은 걸까요. 세계를 보다 정다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현장음]
"펑! 펑!"

자욱한 연기 속 축포가 솟아오르고 죽음의 공포 속 떨어야했던 아이는 언제 그랬냐는 듯 손가락으로 승리의 V 표시를 들어보입니다.

[현장음]
'펑'

이스라엘 승인 없이는 외부로 나갈 수도 없는 '이 세상에서 가장 큰 감옥' 가자 지구.

열 하루 동안 이스라엘의 쉴새 없는 공격에 집도, 가족도 모두 사라졌습니다.

[현장음]
"아기야."

가자지구에서만 최소 248명이 숨졌는데 4분의 1(66명)은 어린이들입니다.

[나딘 압델 타이프 / 가자 지구 팔레스타인 10살 소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저는 겨우 10살이란 말이에요. 왜 이런 일이 우리에게 일어나야 하는 거죠?"

이번 분쟁은 지난달 13일 확성기 사건이 발단이 됐습니다.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이 유대교 성지 '통곡의 벽'에서 연설하는데, 이슬람사원 '알아크사'의 기도 소리가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경찰을 투입해 확성기 전원을 끊어버린 겁니다.

[이스마일 하니예 / 팔레스타인 하마스 지도자(현지시간 15일)]
"우리는 이스라엘에 분명히 경고했습니다. 성스러운 알 아크사 사원이 레드라인이라고 했습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유대교와 이슬람교가 공존하는 동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이 일방적으로 자신들을 내쫓으려 하고 있다고 반발합니다.

[팔레스타인 주민]
"너는 우리 집을 훔치고 있잖아."

[이스라엘 주민]
"내가 안 훔치면 누구라도 훔칠 거야."

[팔레스타인 주민]
"아니, 누구도 훔칠 권리는 없어."

1947년, 유엔은 예루살렘을 뺀 팔레스타인 땅을 유대지구와 아랍지구로 분할했고 1948년, 유대인들은 이스라엘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중동전쟁 후 이스라엘 땅이 크게 늘면서 크고 작은 분쟁이 끊이질 않았고 1993년 클린턴 미국 대통령 중재로 오슬로 협정을 맺으며 '두 국가 해법'이 제시됐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늘 이스라엘 편이었습니다.

[기자]
"대통령님, 가시기 전에 이스라엘에 관한 질문 짧게 드려도 될까요. 매우 중요한 문제라서요."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안 됩니다. 내가 밟을 때 차 앞에 서 있으면 말해줄게요.
농담인 거 알죠?"

미국 재계를 쥐락펴락하는 유대인들의 영향력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홍미정 / 단국대 중동학과 교수]
"가자 연안에 천연가스가 매장돼있다는 것이 알려졌거든요. 채굴하는 회사가 미국의 노블 에너지에요. 미국과 이스라엘은 정치, 경제적으로 엮여 있어요."

특히 이번 분쟁은 부정부패 혐의로 위기에 몰린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와

[베냐민 네타냐후 / 이스라엘 총리(현지시간 18일)]
"우리의 적들은 우리를 공격하면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되는지를 봤을 것이고, 교훈을 얻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지지 세력이 다양하지 않은 하마스 강경파에겐 오히려 기회였습니다.

휴전에는 합의했지만 오히려 아무 조건 없는 휴전이라 가자지구는 언제든 폭발해도 이상하지 않을 중동의 화약고로 남게됐습니다.

예루살렘은 히브리어로 '평화를 갖다놓다'란 의미지만 과연 언제쯤 그 평화가 정착될 수 있을지 세계를 보다, 정다은입니다.

dec@donga.com
영상편집 : 김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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