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지도 않는 얼음팩…年 2억 개 버릴 곳이 없다
  • 4년 전
◀ 앵커 ▶

신선 식품을 집으로 배달하면 얼음팩이 함께 오는데, 재활용이 안 돼서 환경오염 주범이라고 합니다.

이런 얼음팩이 우리나라에서만 1년에 2억개 씩 쓴다고 합니다

최훈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마장동 축산시장의 한 정육점입니다.

소 한마리를 해체한 뒤 한우를 잘 포장해서 배송 박스에 담습니다.

이 박스 하나에 얼음팩 6개가 들어갑니다.

얼음팩 한 개 당 2백 원 안팎,

이 정육점에서만 얼음팩 비용으로 매달 백만 원 씩 쓰고 있습니다.

[문부기/육가공업체]
"한 달에 제가 혼자 쓰는 것만 한 1톤 씁니다. (엄청 많이 쓰시네요?) 네. 많이 씁니다."

이렇게 우리나라에서 쓰고 있는 얼음팩은 1년에 2억 개.

인터넷 배송이 활성화 되면서 사용이 급증하고 있지만 집집마다 처치 곤란입니다.

재활용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이 얼음팩 성분은 고흡수성 수지라는 일종의 플라스틱으로, 하수구에 버리면 미세 플라스틱이 됩니다.

버릴 때는 반드시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려야 합니다.

버린 뒤에도 문제입니다.

불에 안 타기 때문에 소각도 안 되고, 땅에 매립할 수 밖에 없는데 잘 썩지도 않습니다.

얼음팩 생산량을 줄이고 재사용을 늘리는 게 지금으로선 최선의 방법입니다.

합성수지 대신 물을 넣은 친환경 얼음팩도 있지만 보통 얼음은 쉽게 녹기 때문에 업체들이 사용을 꺼리기 때문입니다.

환경전문가들은 환경부담금을 늘려 생산량을 억제하는 방법,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얼음팩 하나 당 5백원 씩 보증금을 받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홍수열/자원순환사회경제 연구소 소장]
"보증금제 도입 등을 통해서 유통업자에게 반환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어주고 유통 과정에 다시 재사용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환경부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기저귀와 담배 등에 매기는 폐기물 부담금을 얼음팩에도 부과해 재사용을 유도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최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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