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소로 꼭 찾아오길"…이산가족 호텔서 '도시락 상봉'
  • 6년 전

◀ 앵커 ▶

2차 이산가족 상봉이 이제 마지막 날 하루 남았습니다.

참 시간이 빨리 가죠.

남북의 가족들은 오늘(25일) 호텔 숙소에서 오붓하게 개별 만남을 가졌는데요.

벌써부터 헤어짐의 아쉬움이 가족들의 얼굴에서 느껴졌습니다.

유충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점심 시간,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북측 안내원들이 방을 찾아다니며 도시락을 건넵니다.

3시간 동안 진행된 호텔 방 상봉,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긴 세월 묻어둔 속 깊은 얘기를 나누는 시간입니다.

내복이며 라면, 과자 같은, 서로를 위해 바리바리 챙겨온 선물 꾸러미도 풀어놨습니다.

오후에 다시 만난 가족들의 얼굴은 한결 편안해 보였습니다.

[강미자(남측)/강호례(북측) 씨 조카]
"세 번 찍어야 되니까 가만히 계세요."

세 자매는 두 손을 맞잡고 평생 간직할 사진을 남겼습니다.

함경남도 단천시.

다시 만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서로의 집을 찾아 갈 수 있게 또박또박 주소를 적어줍니다.

보고 싶고, 사랑한다는 손주의 편지는 할아버지를 울보로 만들었습니다.

[김인선(남측 조카)/김용수(북측)
"편지 읽어 드렸는데 많이 우셨어요. 큰아버지 아까 편지 읽고 어땠어요? 또 우시려고 그런다."

[림홍수(북측)/임채미(남측 조카)]
"두고두고 이거 보시면서 눈물 흘리실 거 아니야. 우리 증손자가 보냈다고…"

벌써 이틀이 지나 하루가 남았습니다.

헤어질 생각에 눈물이 그치질 않고.

"다시 만나자."

행여나 다시 보지 못할까 봐 언니의 볼과 손에 입을 맞추고 또 맞춥니다.

68년 만에 느껴본 동생 손길에 언니는 결국 울음을 터트리고 맙니다.

[박봉렬(북측 언니)/박춘자(남측)]
"사랑해. 언니 사랑해."

태풍이 물러간 금강산 수정봉에는 오늘 무지개가 떴습니다.

한편, 상봉 행사에 참여 중이던 87살 최시옥 할머니가 건강상의 문제로 오늘 오후 남측으로 조기 귀환했다고 정부는 밝혔습니다.

MBC뉴스 유충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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