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도 막을 수 없는 그리움…내일 2차 이산가족 상봉
  • 6년 전

◀ 앵커 ▶

태풍 솔릭의 한반도 관통이 예정된 속에 2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내일(24일) 시작됩니다.

상봉 예정인 이산가족들은 숙소가 있는 속초로 모이고 있는데 행여 행사에 차질이 있는 건 아닐지 걱정이 크실 겁니다.

취재 기자 연결해 보겠습니다.

이정은 기자, 내일 상봉장소가 금강산인데, 일단 가족분들은 모두 도착을 하신 건가요?

◀ 리포트 ▶

네, 일단 오후 4시까지만 여기 속초에 모이면 되는데, 낮 12시부터 이산가족들이 이곳에 도착하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이라도 빨리 가족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겠죠.

건강상의 이유로 막판에 두 가족이 상봉을 포기하면서 총 81가족, 326명이 내일 북한에 있는 가족들과 만나게 됩니다.

가장 나이가 많은 100살 강정옥 할머니는 막내 동생과 함께 북에 있는 여동생을 만나러 가십니다.

꿈 같은 세 자매 상봉을 위해 이번에 제주도에서 서울까지, 또 서울에서 속초까지 정말 바다 건너 산 넘어오셨습니다.

[강순여/82세·세 자매 상봉 예정]
"잠을 어찌 잘 수가 있나요. 며칠 전부터 못 자고 며칠 전부터 못 자고 하다가…만나고 헤어져도 못 잘 것 같아."

이번에 부모 자식 간의 상봉은 한가족뿐입니다.

유복자였던 조정기 할아버지가 아버지를 만나는데, 남편의 소식을 기다렸던 어머니는 두 달 전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조정기/67세·아버지 상봉 예정]
"(어머니가) 계속 기다리시다가 68년을 기다리시다가 (돌아가신 지) 두 달도 안 돼서 연락을 받으니까 내 속이 어떻겠어요."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편찬옥 할아버지는 가족들이 임종을 준비할 정도였다가 북측의 형을 만난다는 소식에 기력을 찾았다고 하고요.

김교남 할머니는 남동생이 보고 싶을 때마다 불렀던 노래를 이번에 들려주겠다고 했습니다.

◀ 앵커 ▶

이렇게 기대감이 크실 텐데, 태풍이 북상 중이라서 혹시 일정에 차질이 있지나 않을까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을 거 같아요.

◀ 리포트 ▶

네, 이곳에도 한 시간 전부터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하다가 조금 전부터 비가 좀 거세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일단 예정대로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지만 안전 대책에 부심인 모습입니다.

태풍의 예상 경로를 보면 첫 상봉이 이뤄지는 내일 오후 3시쯤 금강산에 비바람이 아주 거셀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통일부는 태풍 상황을 보면서 필요할 경우 일정을 조정하는 상황에도 대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속초에서 MBC뉴스 이정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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