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현장] 돌사진 촬영 인기에 운현궁 '몸살'

  • 6년 전

◀ 앵커 ▶

투데이 현장입니다.

요즘 아이 돌사진 장소로 무료입장에 사진도 잘 나오는 운현궁이 인기라고 합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이곳에서 촬영이 쉽지 않을 거라고 하는데요.

김수산 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사저이자 둘째아들 고종이 왕위에 오르기 전까지 자랐던 사적 257호, 운현궁.

도심 한복판에서 만나기 힘든 한옥 저택을 보기 위해 주말이면 3천 명 넘는 관광객이 다녀간다는데요.

[김시영/문화유산해설사]
"칠해지지 않은 자연의 건물, 굉장히 자연의 미가 있고 그다음 또 옛날 그 한옥의 정취 이런 것이 굉장히 마음에 든다고…"

관광명소만이 아닙니다.

4년 전부터 운현궁 입장이 무료로 바뀌면서 아기 돌사진 촬영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옛 한옥을 풍경으로 전통 한복을 입고 찍다 보니 어디를 배경으로 해도 작품이라고 할 만큼 사진이 잘 나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박주형/사진작가]
"아기자기하게 이렇게 찍기가 편하고, 와이드컷으로 잡아서 이미지컷도 찍을 수 있고 뭐 이렇게 크게 인물을 찍을 수도 있고, 제일 좋은 건 동선이 짧습니다."

그런데 최근 문제가 생겼습니다.

더 좋은 사진을 찍으려 큰 소리로 아기를 어르고 달래다 보니 다른 관람객들이 불만을 제기한다는 건데요.

일부 촬영 업체는 사적 내 기물을 마음대로 옮기는 등 파손 우려도 있다는 게 관리사무소 측 얘기입니다.

[박현승/운현궁관리사무소 팀장]
"아기가 기어가게 마루를 이제 횡단하게 하면서 찍는 경우… 이 난간에서 소화기가 딱 걸리니까 이 소화기를 내려놓는 거죠, 숨겨놓는 거죠."

급기야 관리사무소 측이 이달부터 기간을 정해 주말 촬영을 제한하고, 촬영 에티켓을 상습적으로 어길 경우 아예 출입을 막기로 했다는데요.

이미 촬영 계약이 돼 있는 업체와 작가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입니다.

[사진작가 A]
"당장 이번 주에 촬영하시는 분들 어머님들 같은 경우에는 1년 동안 돌잔치를 준비하셨는데 그 부분들이… 운현궁이 일방적인 유예기간도 없이 일방적인 통보를 한 상황 때문에 한번뿐인 돌사진이 이미 다 망쳐져 있잖아요, 사람들이…"

[사진작가 B]
"6월에 하시는 분들은 날벼락 같은 소식이니까 이걸 어떤 식으로 저희가 보상을 해드려야 할지 막막하고…"

부랴부랴 다른 촬영지를 찾아야 하는 부모들도 실망하기는 마찬가지인데요.

[정태현/돌사진 촬영 계약자]
"너무 참담했죠, 그때 기분이 정말 이게 뭐 시간도 안 주고 바로 안 된다고 하니까… 다른 엄마들은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더라고요."

많은 사람들이 문화재를 쉽게 감상하고 이용하도록 하는 게 무료 개방 취지인 만큼 출입을 막기보다 관람과 이용 에티켓 교육을 따로 실시하는 등의 해법이 필요해 보입니다.

투데이 현장이었습니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