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현장] "홍대 뺨쳐요"…경로당 대신 청춘클럽

  • 6년 전

◀ 앵커 ▶

노인 인구가 급증하고 있지만 정작 경로당을 이용하는 분들은 많지 않다는데요.

각 지자체가 운영 중인 노인복지센터가 청춘클럽 등 신개념 경로당으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김수산 리포터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강당 입구에는 파티 현장에서나 볼 수 있는 다양한 소품들이 진열돼 있고 내부는 어르신들로 북적입니다.

이 곳은 서울 한 자치구의 주민센터.

[신현숙/서울 사근동 노인복지센터]
"이런 나비핀도 있고요, 얼굴을 가릴 수 있는 가면도 있습니다."

6개월 전 한 자치단체가 동네 노인복지센터에서 선보인 이른바 '9988 청춘 클럽'이라는데요.

[김재순]
"(9988 청춘클럽, 어떤 의미예요?)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내로 죽자. 하하."

테이블에서 각자 마음에 드는 걸 골라 쓰고 입으며 한껏 꾸미고 나면 준비 완료.

"오래오래 오래오래!"

강당 안은 이미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클럽을 방불케 할 정도로 변신했습니다.

나이도 잊은 화려하고 활발한 동작에 혹시나 무리하다 몸에 이상이 오는 건 아닌지 안전요원까지 배치돼 있는데요.

기우가 아닐까 싶을 만큼 어르신들의 표정은 즐거움 그 자체입니다.

[이경순/67세]
"너무 즐겁고요, 좋아요. 너무 행복해요. 하루가 금방 가요."

지자체가 이런 노인 클럽을 열게 된 건 관내에 노인이 4만 명을 넘을 정도로 많은데도 정작 경로당 이용률은10%에도 못 미쳤기 때문이라는데요

고심 끝에 지난해 11월, 노인들의 여가활용을 위해 마련한 이 청춘클럽이 말 그대로 대박을 친 겁니다.

벌써 4천 명 가까운 노인들이 다녀갔다는데요

효과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렇게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춤을 추다 보니 덩달아 체력이 좋아지는 건 물론이고요, 클럽을 이용하신 어르신들 절반이상이 고혈압과 요통 등 평소의 지병도 줄었다고 합니다.

실제 아팠던 다리도, 허리도, 통증이 씻은 듯 사라졌다는 게 어르신들의 얘기.

[김영희·조정린(70세·71세)]
"다리 같은 거 아팠었는데, 안 아프고요, 집에 가면은 식구들 볼 때 웃음이 나오고요. 식구들도 밝아졌다고 하세요."

서울 강남의 한 자치구는 낙후됐던 노인복지센터를 리모델링하고, 역시 춤으로 건강을 되찾는 일명 '헬스텍'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 하루 1시간씩 춤을 추면 몸도, 마음도 가벼워진다고 말하는 노인들.

[조순덕/74세]
"치매기 있는 것도 사라지는 것 같고요. 내가 70평생 이렇게 와서 뛰어보기는 생전 처음이에요. 미친 듯이 뛰어도 너무너무 좋아요."

이 곳 역시 문을 연 지 1년 4개월 만에 8천 명 이상이 이용했다고 하는데요.

[신효섭/서울 서초구청]
"어르신들이 한 공간에서 문화생활과 교육과, 건강을 위한 운동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신개념 경로당으로서.."

노인들의 눈높이와 수요에 맞는 맞춤형 노인센터들이 나이는 숫자일 뿐, 어르신들의 마음은 청춘이라는 걸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투데이 현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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