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각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

  • 2년 전
◀ 앵커 ▶

태풍이 빠져나가는 길목에 위치한 포항지역은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포항 영일대해수욕장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배현정 기자, 지금 상황 어떻습니까?

◀ 기자 ▶

몸을 혼자 가누기 힘들 정도로 바람이 거세서, 기둥을 잡고 서 있어야 합니다.

현수막을 치는 비바람 소리가 굉음으로 들리기도 합니다.

취재진이 이곳에 오는 동안 와이퍼를 빠르게 움직여도 시야 확보하기 어려웠습니다.

이곳 영일만은 동해 바다의 높은 물결을 어느 정도 막아 주는 오목한 곳인데도, 보시는 것처럼 파도가 크게 일렁이고 있습니다.

해안가에는 보시는 것처럼 바람이 치다 못해 물안개까지 생겼고 이 물안개가 해안가 도로를 덮치고 있습니다.

바람은 최대 순간 초속 30-40미터, 울릉도·독도는 40-60미터로 매우 강하게 부는 곳이 있겠습니다.

어제 밤부터 오늘 오전 4시까지 약 5시간 동안 포항에 172mm의 비가 쏟아지면서 포항시가지는 물바다로 변하고 있습니다.

포항 상대동은 거의 전 지역이 침수됐고, 장기면 학곡천 제방이 붕괴되는 등 줄잡아 50여 군데에서 침수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 광고 ##포항 시내버스 운행도 전면 중단됐습니다.

포항시는 전 공무원 비상출동을 발동했으며, 휴업에 들어간 각급 학교에 주민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조치했습니다.

형산강 포항 형산교와 경주 강동대교에 오전 5시 10분 홍수주의보가 발령됐습니다.

포항시에는 또 산사태 경보가 발령됐습니다.

'힌남노'는 조금 뒤 8시쯤 우리나라 육지 국토의 최동단 포항 호미곶을 거쳐 동해상으로 진출한 뒤 낮 11시에서 12시 사이 울릉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우려되는 것이 폭풍 해일에 따른 해안가 저지대 침수입니다.

포항의 만조 시각은 10시 5분, 울릉도는 9시 36분인데, 하필 태풍 통과 시간과 겹치기 때문입니다.

2년 전 마이삭 때 쑥대밭이 됐던 경주 감포, 포항 구룡포, 영덕 강구 모두 해안가 저지대인데, 이곳 주민들 뜬눈으로 밤을 지샜습니다.

산업현장도 바빴습니다.

태풍 경로에 위치한 경주와 울진이 원전 밀집지역이어서 한국수력원자력은 근무자 25%가 회사로 복귀하는 B급 비상을 발동했습니다.

포스코도 태풍의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시간대에 포항제철소 공장 가동을 4-5시간 멈출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숙형 학교를 제외한 경북지역 각급 학교도 오늘 원격 수업이나 재량 휴업하도록 했습니다.

포항과 울릉도를 오가는 대형 여객선 5척 모두 운항이 취소돼, 섬 주민들의 발이 묶였습니다.

한편, 지난 3월 열흘 동안 계속된 대형 산불로 산림이 황폐화된 울진은 산불 피해지에 방수포를 치고 사면 복구 공사를 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산사태를 비롯한 침수 피해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에서 MBC뉴스 배현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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