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 흔적 따라가보니‥곳곳에 남은 '상처'

  • 2년 전
◀ 앵커 ▶

경남 남해안에 상륙한 뒤 부산과 울산을 관통해 빠져나간 태풍 '힌남노'.

저희 취재팀이 시차를 두고 태풍의 경로를 뒤쫓아가 봤는데요.

'힌남노'가 헤집고 간 자리에선 안도감과 안타까움이 교차했습니다.

홍의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새벽 4시 반, 취재팀이 휴대전화로 촬영한 부산 앞바다의 모습입니다.

거센 물결이 쉴 새 없이 밀려오는데, 강풍을 머금은 파도 소리가 천둥처럼 들립니다.

제주도 동쪽을 비껴간 태풍 '힌남노'는 새벽 5시쯤 부산 송도 부근에 상륙했습니다.

날이 밝자, '힌남노'가 때린 도로는 맨바닥을 고스란히 드러냈고 가로등도 휘어진 채 역할을 잃었습니다.

이곳은 송도해수욕장 바로 앞 골목길입니다.

강한 바람 탓에, 바다에 떠있어야 할 부표들과 보트가 이렇게 떠내려 온 모습입니다.

40년 가까이 자리를 지켜온 횟집에도 야속한 파도가 휩쓸고 지나갔습니다.

[서종담/횟집 주인]
"이게 지금 판넬로 다 막고 이렇게 했는데도 파도에는 안 되네."

## 광고 ##송도를 지난 태풍은 곧바로 부산의 대표 명소인 광안리 해변을 휩쓸었습니다.

조금 전 태풍이 지나간 부산 광안리입니다.

먼바다에는 아직도 커다란 파도가 밀려오고 있는데요.

밤새 몰아친 비바람이 강했던 탓에 인도에도 모래사장처럼 모래가 밀려왔습니다.

상점가 쪽으로 조금 가보면요.

태풍에 대비하기 위해서 이렇게 나무로 된 차수판까지 마련해 놨는데, 워낙 태풍이 강력하다 보니까 유리로 된 문과 출입문이 부서지면서 내부가 아수라장이 된 사진관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한때 전신주에서 불꽃이 일면서 긴급조치반이 출동했고, 모래톱이 도로 위까지 쌓여 바퀴가 빠지는 차량도 속출했습니다.

취재진도 밀어봤지만 헛바퀴만 돌 뿐이었습니다.

"세게 박혔나 봐…"

[이수한/차량 운전자]
"차가 밀려서 잠깐 섰는데 출발하려고 하니까 이게(바퀴가) 빠진 거예요. 이렇게 모래가 올라온 적은 처음이네."

'힌남노'는 부산 북동쪽, 기장군의 어촌을 스치듯 지나갔습니다.

어촌 주민들은 태풍을 견뎌낸 콘크리트 덩어리를 치우고 있었습니다.

2년 전 태풍 '마이삭'에 큰 상처를 입었지만 이번엔 며칠 전부터 쌓아둔 돌이 파도를 막아내 피해를 예방했습니다.

[김경영/마을 어촌계장]
"파도가 저 위까지 못 올라가고 여기서 차단이 되는 거죠. 한 150개 정도 깔아놓는 데 이틀 정도 걸렸습니다."

태풍은 상륙 2시간여 만에 해맞이 명소인 울산 간절곶을 거쳐 동해로 빠져나갔습니다.

강풍에 밀려온 잔해물들이 쌓였지만 주민들이 서둘러 정리에 나서 전부 치웠습니다.

[정황식/간절곶 공원관리단 반장]
"각종 시설물 피해는 미미하게 발생이 됐습니다. 그렇지만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수준이라서…"

강력한 태풍 '힌남노'가 지나가자, 곳곳에 남은 크고 작은 상처를 복구하는 게 과제로 남았습니다.

MBC 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 / 영상편집: 배우진영상취재: 장영근 / 영상편집: 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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