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단장한 모란시장…야속한 코로나에 '한숨'
  • 3년 전
◀ 앵커 ▶

전국 곳곳에서 열리는 5일장은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해왔는데요.

코로나 재확산의 여파로 다시 힘겨운 시간을 보내게 됐습니다.

새단장까지 했던 전국 최대규모의 5일장도 마찬가지인데요.

경기도 성남 모란시장의 변신과 고민을 박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50년 전통을 자랑하는 전국 최대 규모 5일장인 모란 민속 5일장.

'사람 빼고는 다 판다'는 말처럼 예나 지금이나 판매 품목부터 예사롭지 않습니다.

[정호정]
(옛날 진시황이 찾던 그 불로초예요?)
"원래 영지(버섯)을 불로초라고 불렀어요. 책에는 그렇게 나와있어요."

추억을 깨우는 정겨운 풍경이 펼쳐지고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오리와 병아리가 새 주인을 기다립니다.

[서승연]
"서민적이고, 음식이나 물건도 다양하고, 어릴 적 생각나서 (자주 옵니다.)"

모란시장은 과거 개고기 불법 판매와 동물 학대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섰지만 3년 전 자리를 옮겨 새출발했고 최근에는 추가로 정비를 마쳤습니다.

농수산물과 공산품, 음식 등 5개로 나뉘어있던 판매 구역을 뻥튀기와 민물생선, 가금류와 약초 등 다른 전통시장과는 차별화된 특색 있는 16개 품목으로 세분화한 겁니다.

[김영호]
"같은 물건이라도 (소비자들이) 비교할 수 있고 가격 경쟁이 되니까 상인들도 저렴하고 좋은 물건을 (팔게 됩니다.)"

16개 구역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5백여 상인들의 양보와 배려로 만들어진 일명 '할머니 매대'.

통행이 많은 출입구 쪽 25개 점포를 75살 이상 노인들에게만 배정해, 길거리 행상으로 내몰릴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장사할 수 있도록 해준 겁니다.

[김순자]
"앞이 탁 트여서 좋고, 오고 가는 사람 많이 보니까 좋고, 노인들 집에 있는 것보다는 (훨씻 낫죠.)"

하지만 새단장이 무색하게 코로나 재확산 여파로 당분간 정상적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

시장 명물 중 하나인 품바 공연장만 해도 거리두기 때문에 좌석 정리도 한참이 걸리고 분위기도 예전만 못합니다.

[유영운/품바 공연단 대표]
"마스크 문제, 인원 문제 등에 제한이 있어서 너무 힘들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결국 성남시 측은 다음 주까지 임시 휴장을 결정했고, 이런 사정은 동두천과 남양주, 용인 등 다른 지역 5일장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침체돼 가는 지역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어온 5일장 상인들.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자영업자들만큼이나 길고 긴 코로나 터널의 끝이 보이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성원입니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