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옆 꿀벌 100만 마리 떼죽음…이유는?

  • 3년 전
◀ 앵커 ▶

한창 꿀을 따야 할 벌들이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알고 보니 바로 옆 골프장이 하루 전날 나무에 농약을 뿌렸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평소에도 골프공이 집까지 날아왔다면서 피해를 호소했습니다.

조민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부산 기장군 회룡마을의 한 양봉장.

벌통 주변 바닥이 죽은 벌들로 새까맣게 뒤덮였습니다.

꽃가루와 꿀을 따서 나르는 벌은 거의 보이지 않고, 곳곳에서 죽은 벌들만 발견됩니다.

[박건고/양봉장 주인]
"양봉장에 올라오니까 벌들이 죽어나가서… 오후 되니까 벌들이 벌통 앞에 새까맣게 죽어요."

그나마 살아있는 벌들도 맥을 못 춥니다.

휘청대며 기어다니고 바닥에 뒤집힌 채 허우적대는 벌들이 대부분입니다.

## 광고 ##이 양봉장에는 약 300만 마리의 벌을 키웠습니다.

이 가운데 3분의 1가량이 죽어버렸고, 이렇게 곳곳에 널브러져 있습니다.

벌이 떼죽음 당하기 하루 전.

인근 골프장에서 소나무 재선충 제거 작업을 위해 농약을 뿌렸는데, 이게 양봉장까지 날아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양봉장과 골프장과의 거리는 10미터도 채 안 됩니다.

[박건고/양봉장 주인]
"자식같이 애지중지 키웠던 벌이 하루아침에 죽으니까 너무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피해도 크지만은 잠을 못 잡니다."

골프장 측은 피해가 확인되면 보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골프장 관계자]
"꿀벌 키우는지 잘 몰랐나 봐요. 저희가 약을 쳐가지고 피해가 갔다고 확인이 되면 골프장에서 아마 보상을 해줘야겠죠."

하지만 실제로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지난 3년 동안 골프공이 집 마당까지 날아왔고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도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지만 벌을 죽이려 했다는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형사 처벌은 어렵다는 답변만 들었습니다.

결국, 피해주민이 직접 증거를 찾아야만 보상을 요구할 수 있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MBC 뉴스 조민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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