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신고 뒤 살해 당해"…출동도 안 한 경찰

  • 3년 전
◀ 앵커 ▶

인천의 한 노래주점 업주에게 살해된 40대 남성이 112 신고 직후 숨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신고를 받고도 출동하지 않았고, 실종 접수 일주일이 되도록 실종 장소조차 특정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건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달 22일, 인천의 한 노래주점에서 사라졌던 40대 남성.

인천 부평구 철마산 기슭에서 훼손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실종 20일만입니다.

사망 추정 시간은 지난달 22일 새벽 2시 6분에서 24분 사이.

이때는 숨진 남성이 노래주점 업주와 술값 문제로 다투고 112 신고를 한 직후입니다.

술을 마시고 잠이 들었다 깨서 가려고 하자 업주가 술값을 요구했고, 남성이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어기고 새벽까지 영업한 걸 신고하겠다고 맞서면서 다툼이 벌어졌습니다.

112 상황실에는 욕설을 하며 말다툼을 벌이는 것까지 녹음됐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긴급한 상황이 아니라고 자체적으로 판단했습니다.

출동 지령을 내리지 않았고, 신고자 위치 추적도 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경찰은 신고자가 "알아서 하겠다"고 말한걸 신고 취소로 간주하고 전화도 먼저 끊었습니다.

그런 직후 남성은 잔혹하게 살해당했습니다.

경찰은 신고 전화가 끊긴 후 약 10분 사이에 살해된 것으로 보고 있는데, 경찰이 출동만 했다면 막을 수 있었던 겁니다.

수사 진행도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살해 나흘 후 실종 신고를 접수한 인천 중부경찰은 마지막으로 목격된 곳이 자신들의 관할이 아니란 이유로 다른 경찰서로 사건을 넘겼습니다.

## 광고 ##피해자가 112에 신고까지 했는데도, 기본적인 위치 추적조차 하지 않은 탓에 엉뚱한 곳에서 실종자를 찾아 헤맨 겁니다.

피해자가 노래 주점에 방문한 사실은 실종 신고 일주일이 지나 동선 추적을 하던 중 밝혀졌습니다.

이렇게 수사가 지연되는 사이 노래주점 사장은 인천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옷가지 등 증거물을 버렸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까지 했습니다.

경찰은 노래주점 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정확한 범행 동기와 유기 시점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건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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