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다 등산객 '북적'…쓰레기로 '몸살'

  • 3년 전
◀ 앵커 ▶

코로나19로 갈 만한 데가 그나마 야외인데요,

날씨도 풀려서 산으로 들로 봄바람 좀 쐬러 나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럴 때 어김없이 따라오는 안 좋은 소식이 있죠.

윤지윤 기자가 이 등산객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봤습니다.

◀ 리포트 ▶

등산로 입구가 산행에 나선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코로나19로 이른바 집콕 생활에 지친 시민들.

그나마 밀집도가 덜한 야외의 산에서 답답함을 풀려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북한산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탐방객 수가 크게 늘었습니다.

[양정숙/서울시 도봉동]
"아주 좋아요. 여기 산둘레도 보고 (아이들에게) 위에 절도 보여주고…"

그런데 사람 숫자만큼이나 늘어난 것, 바로 쓰레기입니다.

관리사무소의 수거 작업 현장을 따라가 봤습니다.

등산로 근처나 나무 아래, 인적이 드문 숲까지 반나절만 돌아도 봉투가 한가득입니다.

비닐봉지는 기본이고, 먹다 남은 음식물도 버려진 그대로입니다.

낙엽 아래 숨겨둔 쓰레기들은 작업 시간을 늘리는 주범.

지난해 북한산에서 수거한 쓰레기만 94톤에 달하고, 코로나19 이후 버려진 마스크도 크게 늘었다는 게 직원들 얘기입니다.

[최희원/북한산국립공원도봉사무소]
"2리터 봉지로 1인당 2~3봉지 이상 약 3~4kg 정도 수거되고 있고, 봄철 성수기에는 하루 평균 80kg 정도 수거되고 있습니다."

## 광고 ##출렁다리 개장으로 수도권의 나들이 장소로 더욱 인기가 높아진 파주 감악산.

늘어난 관광객들 덕에 지역 경제도 활기를 띠고 있지만, 그만큼 늘어난 쓰레기로 몸살을 앓자 보다 못한 지역 주민들과 산악회 회원들까지 수거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김인기/파주시 적성면장]
"감악산은 산세도 좋은 산인데 곳곳에 보이지 않는 쓰레기가 많이 있습니다. 저희와 주민 산악회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지만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인근 마장호수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깨끗한 호수에 둥둥 떠 있는 플라스틱병들과 반려견 배설물까지.

지나는 이들의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입니다.

[최희준/파주도시관광공사 팀장]
"오전 오후 나눠서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는데요. 방문객들에게 쓰레기를 잘 수거해 달라고 계도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관리공단이나 사무소 등에서 무단투기 쓰레기에 과태료를 부과하고 쓰레기를 다시 가져가면 상품을 살 수 있는 포인트를 주는 보상책도 시행 중이지만, 급증하는 쓰레기양에는 역부족인 상황.

코로나19 장기화에 그나마 시민들의 숨통을 트여주는 산과 관광지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지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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