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객 진중권이 말하다①…추미애-윤석열 갈등

  • 3년 전


■ 방송 : 채널A 뉴스 TOP10 (17:30~19:00)
■ 방송일 : 2020년 12월 8일 (화요일)
■ 진행 : 김종석 앵커
■ 출연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김종석 앵커]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이 본질은 뭐라고 보세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개인 간의 갈등은 아닌 것 같아요. 권력이 충돌하는 것이지 않습니까. 본질은 뭐냐면요. 권력층이 갖고 있는 민주주의에 대한 왜곡된 관념이 우리에게 익숙한, 우리가 87년 이후로 싸워 온 자유민주주의 시스템을 공격하는 현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모든 절차를 위반하고 있지 않습니까. 법규를 위반하고 법률을 위반하고 절차를 위반해 가면서까지 윤 총장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이분이 버텼던 건 시스템이 아직 살아있는 거예요. 예컨대 법원에서는 직무정지 해제 신청을 받아들였지 않았습니까. 감찰위에서는 징계 자체가 부당하단 판단을 내렸고요. 어제 법관회의에서는 부결시켜 버리지 않았습니까. 시스템이 살아있는 거죠. 민주주의 핵심적인 전제 조건이 바로 권력의 분산이잖아요. 그 누가 들어온다 하더라도 전제주의적 통치를 못하게끔 막아주는 게 권력 견제의 시스템인데요. 그것을 하나씩 깨고 들어오는 겁니다. 검찰총장이 날아갑니다. 그 다음에 감사원장에 대한 공격을 했죠. 그 다음이 저는 사법부라고 봅니다. 사법부가 장악되면 연성 독재로 가지 않을까. 그게 제가 가장 두려워하는 겁니다.

[김종석]
연성 독재로 가는 게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총장 사건의 본질이다.

[진중권]
추미애 장관은 저는 꼭두각시라고 생각하고요. 그분이 아니었더라도 그 누군가 그 자리에 앉혀가지고 똑같은 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믿어요. 그건 권력의 결정이기 때문에.

[김종석]
교수님이 최근에 ‘윤석열 총장은 민주당이 만든 치명적인 버그다’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진중권]
제가 볼 때 우리가 생각하는 검찰개혁과 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검찰개혁이 달랐던 것 같아요. 그 사람들은 애초에 검찰개혁에 뜻이 없었던 겁니다. 이분들은 목적이 딱 하나에요 각하의 무사 퇴임. 그런 배경이 됐던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 같은 것들이 그 당 사람들과 그 지지자들에게 강하게 남아있었던 것 같고요. 애초에 정말 검찰개혁을 하려고 했다면 특수부를 해제시켜야 되잖아요. 오히려 특수통이 윤석열을 기여했단 말이죠. 그래서 적폐청산을 했고요. 그 결과 이명박 대통령이 구속까지 됐단 말이에요. 여기까지 써먹었는데요. 이분들은 우리 편이라고 생각한 거예요. 그런데 검찰총장은 철학이 다른 사람이거든요. 이쪽이든 저쪽이든 검찰은 검찰이고, 나쁜 놈 잡아넣는 게 검찰이라고 생각하고요. 살아있는 권력에 칼을 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검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던 거죠. 그러다 보니 저 사람들은 하나의 매트릭스를 짰는데 거기서 버그가 나 버린 거고요. 아주 큰 버그가 나니까 이제는 앞뒤 가릴 것 없잖아요. 모든 걸 다 무시하고 폭주를 하면서 날려버리려고 애를 쓰는 거죠.

[김종석]
말씀을 너무 잘하셔서 제가 잠깐 반대편에 서보면요. 원래 현 정권이 검찰개혁에는 의지가 있었고요. 검찰개혁에 순수한 의지는 확실했는데, 윤 총장이 워낙 검찰의 울타리를 지키려고 하다보니까요. 이게 좀 어그러지면서 윤 총장을 처 낼 수밖에 없는 구조는 아닐까요?

[진중권]
윤 총장이 그 사이에 성격을 바꿨을 순 없잖아요. 옛날부터 그랬던 분이라면 애초에 적폐청산에 기용하지 말았어야죠. 그때 검찰총장에 올리기 위해서 기수 파괴한 것까지 기억하실 겁니다. 솔직히 검찰총장이 검찰개혁에 반대한 기억이 없다고 보거든요. 공수처에 반대를 했습니까. 검경수사권 조정에 반대를 했습니까. 인사권을 행사한 적도 없잖아요. 제도 개혁으로서의 검찰개혁이라는 건 입법부 사안이지 검찰총장이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검찰 총장은 공판중심주의로 시스템이 바뀔 테니까 검사들에게 준비를 해라. 오히려 검찰개혁에 발을 맞춰갔던 거요. 저분이 검찰개혁에 저항하는 것처럼 저들이 몰아가는데요. 저항하는 것, 핵심은 간단합니다. 권력비리에 대한 수사를 했기 때문이죠. 라임·옵티머스 수사, 원전 수사, 특히 울산 시장선거. 이런 것들은 다 청와대를 겨냥하고 있잖아요. 역대 청와대 중에서 이렇게 많은 청와대 인사들이 기소된 적이 없다는 거예요. 그렇다면 청와대의 시스템 자체가 뭔가 문제가 있는데요. 이 사람들이 이걸 못 견디는 거죠. 검찰개혁에 반대하는 게 아니라 저 사람들은 윤 총장이 산 권력에 칼을 대는 것, 이것을 ‘개혁반대세력’이라고 이름을 지어서 마타도어를 하는 거죠.

--------------------------------------------
* 위 텍스트는 실제 토크 내용의 일부분입니다. 전체 토크 내용은 동영상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정리=위지혜 인턴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