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랑야랑]청와대에서 온 ‘랜선’ 초대장 / 임종석의 ‘피 같은’ 불출마

  • 4년 전


Q. 여랑야랑 시작합니다. 정치부 노은지 기자 나왔습니다. 매년 어린이날이면 대통령이 어린이들을 청와대로 초대하는데, 올해는 특별한 행사를 열었다고요?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어린이들에게 온라인으로 초대장을 보냈는데요.

가상의 공간에서 '마인크래프트'로 청와대를 구현했습니다.

마인크래프트는 온라인 공간에 블록을 쌓아서 다양한 형상을 만드는 일종의 게임입니다.

이곳에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도 게임 캐릭터로 등장했습니다.

Q. 대통령, 영부인이 블록에 맞춰 목소리를 더빙한 거군요. 국악대까지 나와서 제대로 환영식을 열었네요?

맞습니다. BGM으로는 지코의 '아무노래' 국악버전이 연주됐고요.

청와대 앞마당에 사는 풍산개 송강이와 곰이, 문 대통령 내외가 키우는 고양이 찡찡이까지 등장합니다.

동 앵커, 지금 보시는 이 캐릭터 누군지 아시겠어요?

Q. 딱 보니 알겠는데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맞지요?

네, 코로나 종식을 위해 애쓰는 정은경 본부장과 의료진들이 모인 병원을 어린이들에게 소개한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과일과 떡 등 간식을 보내 격려하기도 했죠.

청와대가 일주일가량, 30명의 인원을 투입해 만든 이번 영상은 하루 만에 조회 수 20만을 돌파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Q. 어린이 눈높이에 잘 맞는 기획이었던 것 같네요. 다음 주제로 가보죠.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피 같은 불출마를 했다, 총선 비화가 오늘 공개됐지요?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임 전 실장의 불출마 선언 뒷이야기를 전했는데요.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 모친상 당시 같이 부산에 내려갔는데 박 전 대변인이 먼저 총선 불출마를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답니다.

당시 임 전 실장은 고맙다, 진지하게 생각해보겠다고 했고 2주 뒤 불출마를 선언했는데요.

박 전 대변인은 이 희생 덕분에 586 세대 프레임을 깼고 19명의 청와대 참모들이 국회의원에 당선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Q. 스스럼없이 직언할만큼 두 사람이 가까운 사이인가보죠?

두 사람 모두 문재인 대통령의 1기 참모진으로 함께 청와대에서 근무했죠.

박수현 전 대변인은 총선을 일주일 앞두고 임 전 실장의 지원 유세를 받기도 했습니다.

[영상: 박수현 / 당시 더불어민주당 공주·부여·청양 후보 (지난달 8일)]
저에게 친구가 생겼습니다. 바로 여러분들 잘 아시는 우리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입니다. 저보다 키 좀 크고 잘생겼죠?

[임종석 / 전 대통령비서실장 (지난달 8일)]
제가 정말 좋아하는 형 박수현 후보와 함께 일했던 임종석입니다.

Q. 자, 한 번 따져봐야 할 게, 총선은 이미 끝났는데, 이 시점에 박 전 대변인이 이런 비화를 밝힌 배경이에요.

임종석 전 실장은 총선 불출마와 함께 제도권 정치를 떠나겠다고 선언했죠.

오늘 박 전 대변인은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며 총선 불출마로 충분하다, 국회의원이 아니라도 정치의 영역은 넓다고 썼는데 선거가 끝났으니 이제는 다른 정치 영역에서 활동할 때라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임 전 실장이 복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게 아닌가 싶습니다.

Q. 돌아온다면 선거에 출마를 하게 되겠죠?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이력이 있어 서울시장 후보군으로도 꼽히고요, 선거 운동을 도우면서 차기 대선주자로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정작 본인은 말을 아끼고 있는데 총선을 앞둔 시점에는 이렇게 여운만 남겼습니다.

[영상: 임종석 / 전 대통령 비서실장 (지난달 1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불출마) 당시 여러 가지 상황을 봐서 '이번에는 좀 저축해 둔다.' 이런 생각도 있었고요. 지금은 총선을 최선을 다해서 돕고 제가 어떤 역할을 더 할 수 있을지 좀 고민해 보겠습니다.

하지만 임 전 실장이 연루된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검찰 수사가 아직도 진행중인만큼 활동 반경을 넓히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벽이 남아 있습니다.

오늘의 한마디는, '모든 저축에는 만기가 있다' 입니다. 임 전 실장이 말한 저축의 만기도 언젠가는 돌아오겠죠. 어느 시기, 어떤 방식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Q. 앞에 나서야 될 때와 뒤로 물러서 있을 때, 여권 인사들은 그런 타이밍을 잘 잡는다는 평가들도 있더라고요. 지금까지 여랑야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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