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2차 방어막 뚫려…'산천어 축제' 어쩌나

  • 4년 전
◀ 앵커 ▶

최근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감염된 멧돼지가 민통선을 넘어서 이남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설치한 3중 방어선 가운데 두 개가 뚫렸고, 마지막 방어선도 곳곳에서 심각한 허점이 발견됐습니다.

김윤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감염된 멧돼지가 침투한 민통선 밖 철원군입니다.

이곳에서는 감염된 멧돼지가 늦은 밤에 농가로 내려오다 수렵인이 쏜 총에 맞아 사살됐습니다.

하얀 생석회와 매몰지를 알리는 표지판이 보입니다.

그러나 매몰지 주위를 차단하는 1차 전기 울타리와 외부 확산을 방지하는 2차 울타리는 없었습니다.

이런 매몰지는 다른 야생동물이 접근하지 못하게 단단한 울타리를 쳐야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이런 임시 가림막만 설치한 상태입니다.

[서정향/건국대 수의학과 교수]
"2차 울타리는 사실상 눈 가리고 아웅식이지, 야생멧돼지 이동에 따른 감염 예방이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멧돼지 남하를 저지할 마지막 방어선은 '광역울타리'.

그러나 최후의 마지노선도 곳곳에 구멍이 뚫렸습니다.

취재팀이 둘러본 광역 울타리들은 도로 교차로마다 끊겨 멧돼지들이 손쉽게 드나들수 있었습니다.

"언제든지 야생 멧돼지가 민가 또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거죠."

인근 지역에서는 많은 멧돼지들이 목격되고 있습니다.

[박윤숙/강원도 철원군 서면 주민]
"(멧돼지가) 한두 마리도 넘어요. 돼지들이 많이 다녀요."

지난 열흘 새 7마리의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멧돼지가 확인됐는데 모두 민통선 이남 지역에서 발견됐습니다.

감염 멧돼지가 남쪽으로 확산되는 이유는 정부가 설치한 1, 2차 방어선이 뚫렸기 때문입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청정지역인 포천과는 3km, 강원도 화천과는 9km 떨어진 지점까지 바짝 다가왔습니다.

2주 뒤에는 여기서 머지 않은곳에서 산천어 축제가 열리고 인근에는 양돈 농가들도 있습니다.

환경부는 울타리가 없는 지역은 서둘러 울타리를 치고 멧돼지 수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MBC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취재 : 김희건 / 영상편집 : 김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