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자의 데이트 코스] 서해를 품은 섬 '석모도'

  • 5년 전
'연인과의 섬 여행'은 남성들에겐 대부분 배 시간을 놓쳐 '어쩔 수 없이' 하루밤 숙박을 하게 된다는, 요즘같은 시절엔 현실성이 매우 떨어지는 시나리오를 한 번쯤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여기 배 시간 때문이 아니라, 섬의 정취 때문에 하룻밤이 간절한 곳이 있다. 서해를 품은 섬, '석모도'의 데이트 코스를 두 남자가 소개한다.

인천광역시 강화군 삼산면 석모리에 있는 석모도. 강화도 외포리에서 1.5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이곳에 가려면 반드시 배를 타야 한다. 외포리 선착장에 도착하면 석모도로 들어가는 배를 탈 수 있다.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30분 간격으로 수시로 배가 운행 중이니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쉽게 배를 탈 수 있다. 차량을 함께 수송할 수 있어 차를 타고 들어갈 수도 있다. 배삯은 성인 1인 왕복을 기준으로 2,000원이고 차량은 16,000원이다.

배에 탑승하기 전에 반드시 사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새우맛 과자다. 석모도를 향해 출항하는 순간 주변의 갈매기 수 백마리가 떼지어 배 주위로 날아드는 장관이 펼쳐진다. 준비한 과자를 허공에 던지면 쏜살같이 날아가 잡아채는 '갈매기 쑈'가 내내 이어진다. 특히 과자를 손가락으로 집어서 높이 쳐들어도 갈매기들이 달려든다. 손가락을 살짝 건드리며 과자만 물어가는 걸 보면 신기하기 그지없다. 10분 정도 정신없이 갈매기와 놀다 보면 배는 어느새 석모도 석포리 선착장에 도착해 있다.

석모도는 비교적 큰 섬에 속한다. 따라서 섬 전체를 걸어서 돌아보기엔 무리가 있다. 석포리 선착장에 도착하면 석모도 순환버스가 있으니 승용차가 없이 여행을 온 커플은 버스를 이용해 석모도를 돌아보면 되겠다. 배차 간격은 약 30분이다.

석모도에서 가장 먼저 가야 될 곳은 '민머루' 해수욕장이다. 석모도 남서쪽에 있는 이곳은 백사장과 갯벌 체험을 함께 할 수 있는 묘미가 있다. 특히 동해의 어느 백사장 못지않게 고운 모래는 해수욕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물이 빠지면 고운 백사장 속에 숨어있던 갯벌이 서서히 나타난다. 망둥이에서부터 게에 이르기까지 오염되지 않은 갯벌에서 자연이 그대로 숨 쉰다. 갯벌을 관찰하며 이 녀석들 한 두 마리를 잡는 재미가 쏠쏠하다.

석모도에 오면 반드시 들러야 할 두 번째 코스는 바로 서해를 품은 보문사이다. 석모도 중앙 낙가산에 자리 잡은 보문사는 종교를 떠나 모든 사람이 찾는 필수 여행지다. 보문사 입구에서 입장권을(성인 2,000원) 구매한 뒤 10분 정도 산을 오르면 보문사에 닿을 수 있다. 주차비는 따로 받지 않는다.

보문사 여행의 백미는 바로 눈썹바위에서 내려다보는 석모도 풍경이다. 보문사에서 계단을 통해 20분 더 산을 오르다 보면 절벽에서 툭 튀어나온 눈썹바위를 볼 수 있다. 이곳은 보문사 마애관음보살상이 있는 곳으로 신자들이 420여 개의 계단을 올라와 기도를 올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눈썹바위에 오르면 석모도 서쪽 해안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며 서해를 가득 품은 석모도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특히 해 질 녘 이곳의 낙조는 최고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개장한 지 오래지 않아 잘 알려지지 않은 자연휴양시설도 있다. 삼봉산과 낙가산 중간에 있는 '석모도자연휴양림'은 숲 속의 조용한 마을 같다. 산을 등지고 자리 잡은 휴양림에서 도시에서 지친 몸을 쉬게 하고 자연의 향기를 맡으면 스트레스를 말끔히 날릴 수 있다. 휴양림에서 바라다보이는 석모도 해안의 전경도 일품이다. 인천시 강화군에서 직접 운영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다. 예약은 필수.

서해에서 가장 서해다운 매력을 맛볼 수 있는 석모도에서의 아름다운 데이트를 두 남자가 강력하게 추천한다.

[내레이션 : 강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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