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일 만에 광화문 떠나는 '세월호 천막'

  • 5년 전

◀ 앵커 ▶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설치됐던 세월호 천막이 4년 8개월 만인 어제 해체됐습니다.

천막이 있던 자리에는 다음 달에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전시 공간이 세워집니다.

김민욱 기자입니다.

◀ 리포트 ▶

1천7백일 동안 광장을 지키던 천막들이 하나 둘씩 해체됩니다.

세월호 침몰의 진실을 밝혀달라며 유족들이 천막 3동을 치고 단식 농성을 시작한 것이 2014년 7월.

4년 8개월이 흐르며 천막은 모두 14동으로 늘어났지만, 세월호에 탔던 5명은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고, 사고 원인에 대한 철저한 규명 역시 아직은 멀어 보입니다.

하지만 세월호 유족들은 서울시의 천막 철거 계획에 동의하고 1천7백일 간의 천막 생활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장훈/故 장준형군 아버지]
"이곳 광화문 촛불 광장은 시민 모두의 공간임을 잘 알기에 오늘 (영정) 이안식을 받아들입니다."

곱지않은 시선과 야박한 소리도 있었지만, 위로와 격려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함께 단식하고, 손을 내밀고, 작은 힘이라도 보태려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그리고 2년 전 겨울,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해 켜진 촛불은 커다란 횃불이 되어 광장을 덮었습니다.

[유경근/故 유예은 양 아버지]
"많은 분들이 얘기해 주세요. 세월호 희생자. 아이들. 유가족들 덕분에 이 광장에서 촛불을 들 수 있었다."

세월호 천막이 있던 자리에는 '기억·안전 전시공간'을 마련돼 참사 5주기를 앞둔 다음달 12일 공개됩니다.

서울시는 전담직원과 유가족, 자원봉사자가 협력해 시민과 함께 하는 공간으로 전시 공간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