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광화문 축구 응원'…VR에선 한 공간

  • 6년 전

◀ 앵커 ▶

국가대표팀의 축구경기 같은 대형 이벤트는 혼자 보는 것보다 여럿이 모여서 보는 게 더 재미있죠.

앞으로는 가상현실에서 모여 응원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필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한 건물의 직원 휴게실.

머리에 가상현실, VR 기기를 쓰고 마이크가 달린 이어폰을 착용합니다.

눈앞에 펼쳐진 가상공간에서 축구 경기를 선택해 방을 만드니 극장 같은 대형 스크린에 축구 중계방송이 상영됩니다.

50미터 떨어진 한 전시실에서 다른 사람이 VR 기기를 착용한 뒤 개설된 방으로 들어옵니다.

서로 다른 두 장소에 있는 사람들이 가상공간이라는 한 장소에서 자신을 대신하는 아바타의 모습으로 대화를 나누며 경기를 관람합니다.

[한진용/소셜VR 개발 매니저]
"광화문에 가서 실제 대형 스크린을 보지 않더라도 내 방 안에서, 누워서, 차 안에서나 작은 공간 안에서도 큰 대형 스크린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광화문에서 축구 경기를 보려면 집에서 광화문으로 이동해야 하고 그에 따르는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지만, 가상공간은 이 모든 걸 접속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겁니다.

전 세계 20억 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미국의 SNS 페이스북도 가상공간에서 경험을 공유하는 서비스를 이미 시험 버전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가상공간에서 다른 사람과 게임을 하기도 하고 사진이나 동영상을 공유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되면 사람과 사람의 거리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현/고려대 정보대학 컴퓨터공학과 교수]
"핵심 정보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고 그 느낌을 전달하는 것이 VR의 목표이고 감각기관의 제대로 된 신호를 재현함으로써 그 경험을 되살릴 수 있다고 우리가 믿는 거죠."

하지만 현재 기술 수준은 아바타의 움직임이 다소 어색하고 VR 장비의 부피가 커서 머리에 썼을 때 어지러움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게 단점으로 지목됩니다.

[전진수/SKT AR·VR Lab 리더]
"VR이나 AR에 대한 투자가 일어나면서 최근에 급속도로 기술이 발달하고 있어 어느 정도 가볍고 편안한 형태의 장치가 당연히 나올 거라 생각하고 있구요."

문자뿐 아니라 사진과 동영상을 공유하는 기술을 누리고 있는 우리가 이제는 가상현실에서 경험을 공유하는 단계로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필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