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텍 해고 노동자 농성 1년…굴뚝 위로 보내는 손 편지

  • 6년 전

◀ 앵커 ▶

75m 높이의 굴뚝 위에서 파인텍 해고 노동자들이 고공 농성을 벌인지 357일째입니다.

굴뚝에서 두 번째 겨울을 맞는 이들을 응원하는 손 편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홍신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상으로부터 75m.

357일째입니다.

파인텍 해고 노동자 홍기탁, 박주호 씨가 이곳에 있습니다.

폭 80cm, 나란히 누울 수도 없습니다.

벌써 두 번째 겨울.

테이프로 이어 붙인 비닐 지붕을 만들었습니다.

체중은 7kg 넘게 줄었습니다.

(많이 추워졌죠?)
"네, 이제 좀 쌀쌀해집니다."

땅과 굴뚝을 이어주는 바구니.

한 시민이 마련한 밥과 10여 통의 손 편지가 올라갑니다.

굴뚝 위 노동자를 잊지 말자는 뜻에서 시작된 손 편지 보내기 운동.

[김다은/'마음은 굴뚝 같지만' 기획자]
"(농성에 대해) 기사를 통해서 알게 됐고, 너무 마음이 계속 쓰이는 거예요. 뭔가 나도 해야 될 것 같다."

서울 시내 세 곳에 '굴뚝 우체통'을 설치했고, 지금까지 100여 통의 편지가 전해졌습니다.

"덥고 춥고 힘든 곳에 외롭게 싸우게 해서 미안합니다."

"그 누구도 굴뚝 위로 올라갈 일 따위 없는 나라를 만드는 것, 굴뚝 위로 간 당신들만의 일이 아닐세."

[주하은/대학생]
"한 명의 노동자가 될 사람으로서 이 사회가 노동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영상 편지도 답지합니다.

[박주호/파인텍 해고노동자]
"(학생들이) 아저씨들 때문에 저희들이 앞으로 사회생활 할 때 나은 세상에서 살고,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지 않겠나 하면서 응원의 글을 써줬을 때가 좀 많이 힘이 되더라고요."

파인텍 노동자들이 굴뚝에 올라간 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2015년, 408일간의 최장기 고공 농성 끝에 회사는 고용승계와 근로조건 개선 등을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고, 파업에 들어가자 공장을 폐쇄했습니다.

다시 굴뚝에 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들이 언제 다시 지상에 내려올 수 있을지 기약이 없는 이유입니다.

MBC뉴스 홍신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