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에 갇힌 청소 노동자…사과 요구에 해고

  • 3년 전
◀ 앵커 ▶

아모레 퍼시픽 본사 건물엔 공포의 엘리베이터가 있다고 합니다.

툭하면 멈춰 사람이 갇히기 때문에 공포의 엘리베이터인데, 이런 사고를 당한 피해자가 본사 직원이냐 청소 노동자냐에 따라 관리 업체의 대접이 다르다고 합니다.

하다하다 승강기 차별까지 듣게 되는데요.

아모레 퍼시픽은 하청 업체에 책임을 떠넘기는 공식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윤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7년 세워진 아모레퍼시픽 본사 건물.

세계 굴지의 건축상을 잇따라 받을 정도로 현대적인 디자인을 자랑합니다.

그런데 이 건물 구석진 곳에 공포의 엘리베이터가 있습니다.

일명 '3번 코어 화물승강기'.

이 엘리베이터는 짐을 나를 때나 주로 청소 노동자들이 이용합니다.

작년 4월부터 다섯 달동안 확인된 사고만 9번, 청소 노동자 윤연옥 씨도 작년 7월 이 엘리베이터에 갇혔습니다.

[윤연옥 씨/청소 노동자]
"주저앉아 있다가 서있다가 불안하니까 무서우니까 앉아있을 수가 없었어요. 떨어지면 죽잖아요."

구조에 54분이나 걸렸습니다.

금방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날이 갈수록 공황장애와 우울증 증상이 심해져 100일 넘게 대학병원에 입원했다 퇴원했습니다.

윤 씨는 회사에 사과와 승강기 수리를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아모레퍼시픽 측은 건물관리업체인 '에스원'에, 에스원은 청소 하청 업체에 책임을 넘겼습니다.

## 광고 ##심지어 관리업체 '에스원'은 윤 씨를 '나이롱 환자' 취급했습니다.

결국 윤 씨는 다른 건물로 보내졌고 입원이 길어지자 거기서도 계약이 만료돼 사실상 해고됐습니다.

산재신청을 위해 사고당시 CCTV를 요구했더니 '에스원'은 오래전이라 CCTV가 삭제 됐다며 거부했습니다.

에스원은 비정규직을 차별한 적도 없고, 자신들은 승강기 관리 책임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측에도 승강기 사고가 왜 잦은지, 사과나 보상은 왜 없는지 등을 물었는데 추상적 답변만 내놨습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
"불미스러운 사고로 불편을 겪으신 미화협력사 직원분께 위로의 말씀을 전달해드리고요."

윤 씨의 사고 이후 수리했다던 엘리베이터에선 지난 1월 1일 또 다시 갇힘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MBC 뉴스 지윤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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