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랑야랑]한동훈 “김의겸, 또 거짓말” / 회의록 수정…막말 감추기용?
  • 11개월 전


[앵커]
Q. 여랑야랑, 정치부 김민지 기자와 함께합니다. 첫 번째 주제 보겠습니다. 한동훈 장관, 뭔가 화가 난 듯한 표정인데요. 또 거짓말, 누가요?

김의겸 민주당 의원에게 한 말입니다.

한 장관은 앞서 참여연대와 박찬대 의원에 이어 오늘 김 의원까지,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나온 말입니다.

김 의원이 오늘 "왜 나를 끌어들이냐"며 한 장관에게 따졌거든요.

Q. 한 장관이 박찬대 의원 반박하면서 쓴 "김의겸 의원 대신 가짜뉴스를 담당하기로 했냐"는 발언 말이죠?

네. 어제 한 장관이 김 의원이 아직 사과도 안 했다며 이 얘기를 소환했는데요.

[김의겸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10월)]
"제가 제보를 받았습니다. 청담동에 있는 고급스러운 바였고요. 윤석열 대통령도 이 자리에, 청담동 바에 합류를 했습니다."

[한동훈 / 법무부 장관 (지난해 10월)]
"저기서 제가 노래를 부르고 동백아가씨를 했다고요? 저런 지라시 수준도 안 되는 거 가지고…그게 말이 되는 소리입니까?"

김 의원은 제가 아무리 밉상이라도 이건 아니라며 한 장관이 입장 밝히는 방식을 문제삼았습니다.

본인의 입장을 법무부 문자 공지 시스템으로 보낸다면서, 국가 예산으로 운영되는 공적 시스템을 사적으로 이용한 것이라고요.

한 장관은 "또 거짓말"이라고 받아쳤습니다.

Q. 김 의원 말은 개인 입장을 왜 국가예산 써서 법무부 문자로 보내느냐는 건데, 한 장관은 아니라는 거죠. 진실이 뭐에요?

한 장관은 개인 입장의 경우 "개인 휴대전화로 직접 기자단에 입장을 전한다"고 밝혔는데요. 

알아보니까요, 오른쪽에 보도자료 같은 법무부 공식 알림은 이렇게 대변인실을 통해 배포하고요. 

왼편, 한 장관의 개인 입장은 기자단 간사가 받아서 기자들 단체 대화방에 띄웁니다.

따라서 별도의 예산은 안 드는 거죠.

Q. 따져묻기 전에 기자들에게 확인했더라면 좋았겠네요.

세금 허투루 쓰는 것 아니냐고 문제 제기하는 건 야당 의원으로서 정당한 활동이지만, 사실 확인이 덜 된 채로 의혹만 제기하다 번번이 반박 당한다면 발언의 신뢰도가 떨어지겠죠.

Q. 다음 주제 보겠습니다. 국회 사진이 보이네요. 막말 감추기용으로 뭘 사용하고 있나요?

국회법에는, 의원들이 자신의 발언을 회의록에서 수정할 수 있는 '자구 정정'이란 제도가 있는데요.

이 제도를 막말 감추기용으로 사용한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김태흠 / 당시 국민의힘 의원 (2020년 9월)]
김진애 위원이 두 번, 세 번을 계속 끼어들어서 야지 놓는 것도 아니고, 속된 말로 남 질의하는데 야지놓고 그다음에 끼어들고 하는 이런 부분들이

[임오경 /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1년 10월)]
정청래 의원님은 학교 다닐때 싸움 진짜 많이 하셨답니다 그리고 친구들을 많이 괴롭히셨답니다

[임오경 /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1년 10월)]
앞서 정청래 의원님을 거론했는데 어디까지나 농담으로 한 말입니다 그리고 속기록에서도 삭제

속기록에서는 비속어 대신 야유로, 농담대신 '친구들과 많이 다퉜다' 정도로 수정됐죠.

Q. 저렇게 비속어나 농담을 했어도 회의록에서 바꿀 수 있군요?

국회 회의록 규정에 따르면 법조문이나 숫자를 잘못 말하거나 기록에 착오가 있는 경우 등에만 수정이 가능한데요.

슬그머니 막말 감출 때도 쓰는 거죠.

Q. 그럼 수정이 상당히 많겠는데요.

네, 21대 국회에서만 총 100건의 수정이 있었는데요.

김태흠 당시 국민의힘 의원은 '제일 못 믿을 교수집단'이라 발언하곤 '나는 교수들이'라고 수정했고요.

윤재갑 민주당 의원은 참사 관련 해역을 '썩은 물'로 표현했다가 '사고 해역'으로 바꿨습니다.

Q. 그러니까 평소에 품격있는 말의 무게를 지니고 써야죠.

네, 국회 속기록에는 의원들의 흑역사가 다 남는데요.

[윤한홍 /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 (2018년 9월)]
"그래도 이번에 수억 오르셨겠습니다."

[이낙연 / 당시 국무총리 (2018년 9월)]
"잘 모르겠고요, 전용면적 25.7평짜리입니다"

[윤한홍 /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 (2018년 9월)]
"축하드립니다"

[이낙연 / 당시 국무총리]
"그렇게 비아냥거리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현장음]
"똑바로 질의해"

[현장음]
"왜 질의를 야비하게 해요"

[윤한홍 /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 (2018년 9월)]
"좀 앉아요 조용히 하세요"

[현장음]
"얍실하게 하지 마세요"

[윤한홍 /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 (2018년 9월)]
"조용히 하세요 안타깝습니다"

무분별한 속기록 수정을 제한하는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지만 2년 동안 아직 제대로된 논의가 되지 않고 있는데요.

글자는 바꿀 수 있어도 막말로 인한 상처는 바꿀 수 없겠죠. (못바꿔요)

Q. 여랑야랑이었습니다.

구성: 김민지 기자·김지영 작가
연출·편집: 정새나PD, 박소윤PD
그래픽: 한정민 디자이너


김민지 기자 mj@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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