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당 색칠하다 깜빡…260년 지나 발견된 물감 도자기
  • 2년 전
불당 색칠하다 깜빡…260년 지나 발견된 물감 도자기

[앵커]

한국 3대 사찰 중 하나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경남 양산 통도사의 한 불당에서 오래된 도자기 하나가 발견됐습니다.

18세기 조선 시대 때 한 화승이 사찰 건물에 무늬나 그림 등을 칠하는 단청 작업을 하다 깜빡하고 놓고 가는 바람에 260여 년이 지나서야 우연히 발견된 건데요. 어떤 도자기인지, 고휘훈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경남 양산 통도사의 한쪽에 고즈넉이 자리 잡은 한 불당.

'대광명전'이라고 불리는 이곳에서 최근 도자기 하나가 발견됐습니다.

사찰 목조건물에 색을 칠하는 '단청' 작업을 할 때 물감을 담아둔 채색 도자기입니다.

채색 도자기는 이곳 통도사 대광명전 안에 있는 4.5m 기둥 위에서 발견됐습니다. 사각지대에 있다 보니까 쉽게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도자기는 문화재청이 대광명전 단청 기록화 사업을 하던 중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사진 촬영을 하기 위해서 300년 가까이 쌓여있던 먼지들을 조심스럽게 제거했는데요. 기둥 뒤편에 있는 데서 발견됐습니다."

직경 15㎝, 높이 7.5㎝, 굽 직경이 5.5㎝ 정도로, 조선 후기 백자 분청사발에 속하며 전형적인 막사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도자기 안에는 당시 단청 작업에 쓰인 안료가 굳은 상태로 온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통도사 측은 도자기가 1759년쯤 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당시 대광명전에서 단청 작업을 하던 한 화승(畵僧)이 깜빡하고 그릇을 놓아두었던 것이 260년 넘게 발견되지 않고 그대로 보존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통도사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있습니다. 법당을 장엄하고, 꾸몄던 단청에 사용되었던 그릇이라는 점 이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통도사 측은 이번에 발견한 채색 도자기 연구를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고휘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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