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넘어 퇴근"…또 쓰러진 택배 노동자

  • 3년 전
◀ 앵커 ▶

텍배 노동자들의 과로사가 잇따르는 가운데 또 한 명의 택배 노동자가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습니다.

새벽 3시가 넘어 퇴근할 정도로 업무 강도가 살인적이었다는 게 유족 측의 주장입니다.

김성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장지동 복합물류센터.

이곳에서 물건을 분류해 배송업무를 하던 롯데택배 노동자 47살 임모씨가 뇌출혈로 쓰러졌습니다.

[임씨 부인]
"새벽에 자는데 버둥버둥 거리는 느낌이 나길래 불을 켰더니 눈이 이상해졌더라고요. 혈관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서…"

임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중태에 빠졌습니다.

임씨는 지난 2년간 하루 평균 250개가 넘는 택배를 배송해왔습니다.

오전 7시부터 밤 12시까지 하루 17시간을 일하는 건 보통이고 물량이 한꺼번에 몰릴 때는 새벽 3시가 넘어 퇴근한 날도 많았다고 합니다.

[임씨 부인]
"밤을 꼬박 새고 들어와 가지고 정신 깨야 한다고 샤워만 하고 다시 나간 적도 진짜 많아요."

평소 임씨는 배송구역을 줄여달라고 호소했지만 대리점 측은 차일피일 미루다 올 초에서야 일부 구역만 조정해줬다고도 했습니다.

## 광고 ##[김종일/임씨 동료 노동자]
"'저 친구 그냥 두면 저러다 죽는다', 이렇게 몇 번을 얘기했어요. 그러나 들은 척도 안 하고…"

임씨의 급여명세서를 보면 월수입은 260만 원에 불과합니다.

분류작업까지 떠안으며 고된 노동을 했지만 한 달 수입이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더구나 산재보험 의무 가입 대상도 아니어서 보험금조차 받을 길이 없습니다.

[임씨 부인]
"가입이 안 돼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내가 들고 싶다고 드는 게 아니라 사장님하고도 관계가 있잖아요. 금액적으로도 문제가 있으니까…"

과로사의 원인으로 지목된 분류작업에 전담인력을 투입해 달라며 택배노조가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분류작업 책임져라! 분류작업 책임져라!"

우체국택배 노동자들은 서울 여의도 포스트타워 로비를 점거했습니다.

MBC뉴스 김성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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