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현장] 폐건물에 스키 장비만 가득…왜?

  • 4년 전
◀ 앵커 ▶

겨울 스포츠 애호가들이 몰리며, 스키장이 대목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분위기가 전같진 않아서, 스키장들마다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데요.

김재홍 기자가 현장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국내 최대 규모인 강원도 홍천의 한 스키장.

은빛 설원에 형형색색 스키어와 보더들이 가득하고.

리프트엔 탑승을 기다리는 행렬이 이어집니다.

짜릿한 속도감을 만끽하며 눈밭 경사면을 빠르게 질주하고.

실력 뽐내다 엉덩방아를 찧어도 표정만은 밝습니다.

[이성흔·무겸]
"아이 가르치러 왔습니다. 배우고 싶어할 나이가 되어 가지고…. (넘어져도 그래도 재밌어요. 스키장 오고 싶어서 방학하기를 기다렸어요.)"

스키와 스노보드, 여전히 겨울 스포츠의 꽃이죠. 하지만 그 명성이 예전과 같지만은 않습니다.

2011, 2012 시즌 전국의 스키장 이용객은 686만 명.

하지만 지난 겨울시즌엔 400만 명 정도로 줄었고 올 겨울시즌도 전망이 밝지는 않습니다.

[이지훈/리조트 업체 팀장]
"지금 전년 대비 (이용객이) 약 4% 정도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 이슈 때문에 영업일수가 축소되고 있고…"

포근한 날씨에 겨울비까지 오락가락 날씨에 인공 제설량은 늘고.

[스키장 관계자]
"날이 워낙 따뜻하다 보니까 눈을 많이 뿌렸어요, 다시. 뿌렸는데 또 비가 오니까 예전처럼 돌아가 버린 거죠."

운영 경비는 증가하는데 이용객은 줄어드니 썰매장 같은 테마파크로 가족단위 방문객을 유치하는 건 필수가 됐습니다.

[강민수]
"아이들 있다 보니까 스키를 못 타고 오고는 싶어서 썰매 타러 왔어요. 확실히 아이들 데리고 오기가 좋고요."

하지만 시설 투자 여력이 없는 곳은 이마저도 언감생심.

재정난을 겪다 문 닫는 스키장도 하나 둘 늘고 있습니다.

산을 깎아 만들었던 슬로프는 흔적조차 찾아보기 어렵고 건물은 황량해 보이기만 합니다.

30년 넘게 중부지역 스키장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경영난에 수년 전 문을 닫고 지난해 말 시설물 철거도 끝낸 곳입니다.

하지만 건물 안 철제문 너머엔 각종 장비가 그대로 남아 있고.

멀쩡해 보이는 스키와 스노보드, 헬멧과 장비들도 한가득입니다.

벽면의 스키 캠프 일정은 2015년 겨울에 멈춰 있고.

남은 땅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아직 결정된 게 없습니다.

[김기홍/충주시 관광과장]
"문체부에서 계획공모형 공모사업이라는 게 되면 200억 원 정도의 사업비를 가지고 관광지로 리모델링하는 사업을 지금 구상하고…"

현재 전국에 운영 중인 스키장은 모두 16곳.

춥지 않은 겨울 제설 비용 같은 유지비는 늘고.

겨울철 다양한 실내 스포츠까지 인기를 끌며 갈수록 줄어드는 스키 인구에 스키장들의 고민은 커지고 있습니다.

투데이현장이었습니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