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로부터 마방 받지 못해"…경마 기수 극단적 선택

  • 4년 전
◀ 앵커 ▶

한국마사회가 운영하는 부산의 경마장 숙소에서 한 기수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마와 채용비리를 고발하는 유서를 남겼는데, 이 경마장에서 말 관리사나 기수가 극단적 선택을 한게 벌써 여섯번째입니다.

송광모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어제(29) 새벽 5시 반, 부산경마공원 내 선수 숙소에서 40살 기수 A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유서가 발견된 점으로 미뤄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동료들은 A 씨가 4년 전 경마의 감독 격인 '조교사' 면허를 땄지만, 마사회로부터 마굿간을 배정받지 못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말했습니다.

조교사는 마사회와 계약을 맺는 개인 사업자인데, 마굿간인 마방을 배정받지 못하면 실업자나 다름 없습니다.

[동료 기수]
"불공정하게 자기가 순위를 밀려나게 된 거죠. 1년, 2년, 3년... 앞으로도 조교사를 못하겠다고 생각을 하니까 이렇게..."

숙소에서 발견된 A4용지 석 장 분량의 유서에는, 선수생활 중 부정 경쟁 등 조교사의 부정한 지시가 싫어 조교사 면허를 땄지만,

마사회 측 높은 사람과 친분이 있어야 마방을 배정받을 수 있는 현실에 좌절감을 나타냈습니다.

동료들은 A씨의 주장이 그동안 자주 나왔던 이야기라고 증언했습니다.

[동료 기수]
"보통 선택을 받기 전에 소문이 나거든요. 'A·B라는 사람이 될 거 같고, C·D라는 사람은 좀 힘들 것 같다'라고 하게 되면 그게 희한하게 잘 맞더라고요."

마사회 측은 면접관들과 조교사, 기수들이 경마장에서 자주 얼굴을 맞대기 때문에 개인적 친분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비리나 불공정은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이재천/한국마사회 부산경주 자원관리부 부장]
"절차에 따라서 선정을 합니다. 그리고 외부위원을 2명까지 포함을 시켜서 총 7명이 (조교사의) 사업 계획을 검토하고 면접 및 질의응답 시간을 가져서..."

부산 경마장에서는 지난 2006년 개장 이후 A씨를 포함해 모두 4명의 기수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마사회는 부산경남 경마공원에서 시행하는 경주를 당분간 취소하는 한편, 자체 감사를 벌여 A씨 주장의 사실 여부를 확인한다는 방침입니다.

MBC뉴스 송광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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