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현장] 재활용? 새활용! 패션 업계에 부는 '업사이클링'

  • 5년 전
◀ 앵커 ▶

1년 동안 전 세계에서 만들어지는 새 옷은 약 1,000억 벌이라고 합니다.

어마어마한 양이죠.

그런데 안 팔린 재고 의류는 모두 소각한다는데요.

이런 재고 의류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시키는 '업사이클링' 상품들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고하연 리포터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한 의류 업체의 재고 창고.

남성 정장부터 아웃도어, 캐주얼 의류 등 다양한 종류의 옷이 가득합니다.

수십만 원부터 150만 원이 넘는 고가의 옷들도 상당 수 있습니다.

모두 사람 손 한번 안 탔지만 2년이 지난 지금은 천덕꾸러기 신세.

할인율을 높인 마지막 판매에서도 안 팔리면 소각해 폐기 처분될 수밖에 없습니다.

[업체 관계자]
"1년 동안 있다가 팔리지 않으면 소각해야 하는 안타까운 재고들이 많아요."

치마와 블라우스, 티셔츠와 모자, 가방까지.

이 곳의 모든 상품들은 소각 직전의 3년 이상 된 재고 의류로 만들었습니다.

남성 정장과 와이셔츠는 여성 의류로, 등산 점퍼는 가방으로, 캠핑 텐트는 작업용 앞치마가 된 겁니다.

수작업으로 한 땀 한 땀 만들다 보니 세상에 몇 벌 안 되는 옷이 대부분이고.

[최영진/의류 업체 디자이너]
"남는 재고를 가지고 새로운 옷을 만들기 때문에 더욱더 창의적이고 독특한 디자인을 만나볼 수 있고…"

독특한 디자인에 환경까지 생각하는 젊은 소비자들에겐 입소문을 타면서, 이 업사이클링 브랜드 제품 매출은 최근 3년간 급성장했고, 연간 40억 원에 달했던 재고 의류 소각 비용도 줄일 수 있게 됐습니다.

[이무리]
"옷이라는 건 재료에서만 그 가치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손길을 거치면서 가치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서울 성동구에 있는 서울새활용플라자.

헌 옷부터 못 쓰는 현수막, 페트병, 목재, 타이어까지.

다양한 업사이클링 재료들이 한곳에 모여있는 소재은행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버려지는 폐기물도 잘 가공하기만 하면 훌륭한 재료로 재탄생됩니다.

업사이클링 소재의 공급과 수요를 연결하는 일종의 온·오프라인 플랫폼인데, 페트병 등 폐플라스틱에서 뽑아낸 섬유로 만든 한복과 치마, 폐 현수막 등을 활용한 가방, 재고 의류로 만든 지갑 등은 대형 백화점까지 진출하는 등 시장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윤대영/서울새활용프라자 센터장]
"(업사이클링 제품은) 소량, 다품종 생산이면서 소비자들 기호에 잘 맞고 지속 가능 사회를 바라는 시민 요구에 잘 맞기 때문에…"

투데이 현장이었습니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