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현장] 세탁 비닐, 1년에 4억 장…"재활용 어려워"

  • 6년 전

◀ 앵커 ▶

투데이 현장입니다.

얼마 전부터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고 우산 비닐을 없애자는 움직임이 시작됐죠.

그런데 일상 생활에서 엄청난 양이 버려지는 하나의 일회용품이 또 있습니다.

바로 세탁 비닐인데요.

얼마나 사용되고 또 얼마만큼 버려지는지 김수산 리포터가 현장을 돌아봤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광주의 한 공장.

플라스틱 원료에 열을 가하자 비닐 막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고 잠시 후 열을 식히니 네모 반듯한 세탁 비닐이 줄줄이 나옵니다.

매일 55만 장, 8톤 분량을 생산해 그날그날 전국의 세탁소로 공급합니다.

"여기 있습니다."

고객들이 찾아가는 세탁물 하나하나마다 비닐이 씌워져 있습니다.

[박주섭/세탁소 운영]
"(여러 벌을) 한꺼번에 씌워주면 손님이 싫어해요. 일회용이니까 한 번 찢으면 먼지가 탄다고…"

배달할 때도 마찬가집니다.

[박주섭/세탁소 운영]
"벽에도 스칠 수 있고 지나가는 사람 옷에도 스칠 수 있고…"

우리나라 전체로는 1년에 4억 장.

서울에서 하루에 사용되는 세탁 비닐은 평균 약 25만 장, 연평균 7천500만 장에 달하지만,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규제는 마땅히 없는 실정입니다.

아파트 쓰레기 집하장을 가봤습니다.

세탁소 옷걸이는 가득한데 세탁 비닐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습니다.

[아파트 경비원]
"(세탁) 비닐은 그렇게 많이 안 나와. 어쨌든 옷걸이보다는 좀 덜 나와."

막상 재활용을 하려면 번거로운 부분이 있고

[김학수/세탁 비닐 제조업체 운영]
"비닐을 씌운 뒤 세탁물을 표시하는 표시가 있어요. 종이로 붙이는 그것을 스테이플러로 찍어 비닐에 종이와 쇳조각이 같이 붙어 있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재활용하긴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뭉치면 부피가 작아지니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구겨 넣어 버리게 되는 겁니다.

소비자도, 관련 업계 종사자도 환경오염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백승우]
"평소 씌워주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집에 와서 벗기고 바로 버리잖아요."

[최수길/세탁 관련 업종 종사자]
"비닐 커버를 씌우지 말고 종이 커버만 씌워도 100% 재활용되니까 (환경보호에) 상당히 도움이 되겠죠."

그래도 고객이 원할 경우 세탁물을 씌우기는 해야 하는데 한 장에 4, 50원밖에 안 하는 세탁 비닐을 대체할 방법도 딱히 없습니다.

[최수길/세탁 관련 업종 종사자]
"비닐 커버가 50원이면 부직포가 200원 정도…"

서울시는 소비자단체, 세탁업계와 함께 세탁 비닐을 얼마나 쓰고 버리는지 정확하게 실태를 조사하고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부직포로 만든 세탁물 덮개 1천 장을 세탁소 100곳에 우선 배포하기로 했습니다.

투데이 현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