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현장] 주점은 불법?…술 안 파는 대학 축제 가보니

  • 6년 전

◀ 앵커 ▶

대학 봄 축제가 한창인 요즘, 때아닌 술 판매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국세청이 대학 학생회가 축제 기간 운영하는 노상 주점이 불법이라고 나서면서 일부 대학에서는 주점이 사라졌다는데요.

김수산 리포터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축제 기간을 맞아 행사용 천막으로 가득한 서울의 한 대학 캠퍼스.

학과들이 마련한 주점마다 다양한 길거리 음식을 선보이며 재료를 다듬고 손님을 잡느라 바쁜 모습인데요.

"맛있는 소떡소떡 두 개 2천 원"

[이지수/학생]
"(축제 첫날에는) 저희 빈 테이블 없이 많이 왔어요. (오늘은) 200명 넘게 올 것 같아요."

대학 축제하면 이렇게 차려진 학과 주점에서 간단한 안주에 술 한 잔 즐기던 기억 많이 있으실 텐데요.

하지만, 올해 대학 축제부터는 이러한 풍경이 바뀌고 있습니다.

이름은 주점이지만 메뉴판에서 주류가 일절 사라지면서 대부분 학교 밖에서 술을 직접 사 와 마시고 있었는데요.

[학내주점 운영 학생]
"저희는 (주류를) 판매 안 하고 있어요. 외부 손님들이 본인들이 사오셔서 저희는 안주만 파는 형식으로 하고 있거든요."

술 파는 주점이 사라진 대학.

발단은 축제 기간을 앞둔 이달 초, 교육부가 각 대학에 보낸 공문이었다는데요.

주류 판매 담당 관청인 국세청이 주류를 팔기 위해선 판매 면허가 있어야 한다며 교육부에 협조를 요청했고 교육부가 현행법 위반 여지가 있다는 걸 대학에 알렸다는 겁니다.

하지만 술 파는 주점이 사라졌다고 술 없는 축제가 된 건 아니었는데요.

해 가지기 무섭게 학생들의 손님 끌기 경쟁은 치열해지고,

"안주 맛있어요."

캠퍼스 곳곳은 거대한 포장마차촌으로 바뀌고 있었습니다.

법대로라면 직접 술을 사다 마시는 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권소미/학생]
"사실 편의점에서 다 사서 오시는데, 눈 가리고 아웅이 아닌가."

[학생]
"성인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음주를 금지한다는 것은 인권 차원에서 자기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기도 하고…."

덕분에 학교 밖 가게들만 때아닌 대목.

[편의점 관계자]
"이게 처음 있는 일이에요. 엄청 나가는 정도가 아니에요. (술을 냉장고에) 넣을 틈이 없어요. 학생들이 이렇게 술을 많이 마시는지 몰랐네요."

해마다 일부 대학 축제의 도를 넘은 술판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던 것도 사실인데요.

[김수정/학생]
"술 취해서 물건을 다 잃어버리고 그런 사람이 있었거든요. 저렇게까지 과음을 하면서 축제를 즐겨야 하나."

이참에 술 없는 대학 축제를 만들자, 캠퍼스 낭만까지 없애란 말이냐, 본격 축제 시즌을 앞두고 논란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투데이 현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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