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수보다 많은데…" '고양이 섬' 논란

  • 5년 전

◀ 앵커 ▶

전남 고흥의 한 섬에는 사람보다 고양이가 더 많이 살고 있습니다.

유기동물이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가운데 고양이와 주민들이 상생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강서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에서 배로 5분 거리에 위치한 작은 섬 애도.

주민 20여 명과 길고양이 40여 마리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수십 년 전, 주민들이 육지에 나가 몇 마리씩 데려온 게 40여 마리로 늘어난 겁니다.

하지만 먹을 게 마땅치 않아 길고양이들 건강이 나빠졌다는 사연이 전해졌고, 전국 각지에서 사료와 간식을 보내왔습니다.

이후 한 동물구호단체와 인연이 닿았고 국내 첫 고양이 섬으로 만들어 관광객도 유치한다는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김상현/애도마을가꾸기위원장]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서 고양이도 스트레스 안 받고 자연에도 영향을 적게 미치고 이 상태 그대로 가는 개체 수를 확인을 할 겁니다. 그런 과정을 거치고 중성화 수술도 하고···"

하지만 일부 주민은 이같은 계획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모든 주민이 고양이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주민 의견도 제대로 물어보지 않았다는 겁니다.

[마을 주민]
"교감이 있어야죠, 고양이하고. 그런데, 길고양이를 갖다가 그런 식으로 하면 안 되죠."

[마을 주민]
"우리 주민들한텐 물어보지도 않고···고양이는 그냥 여기서 살고 있으니까 그냥 밥만 준 것뿐이에요."

섬 전체에 수백년 된 원시 난대림이 우거져 있어 고양이 개체수 조절도 필요합니다.

새가 열매를 먹은 뒤 씨앗을 뿌려 나무가 자라고 숲이 만들어지는데, 고양이들이 새를 잡아 먹을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최병기/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 박사]
"고양이에 대한 조절자가 없는 상태에서 섬에 고양이가 들어가면 대표적으로 사냥하게 되는 종류 중 하나가 조류에요."

고양이와 함께 해온 애도마을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우려를 딛고 진정한 고양이 섬으로 거듭날 수 있을 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강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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