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발이 멋져"…'인생 2막' 런웨이를 걷다

  • 5년 전

◀ 앵커 ▶

인생 황혼기인 64살, 75살에 패션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두 그레이 모델이 요즘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김칠두 씨와 최순화 씨인데요.

젊은 모델 못지않게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홍신영 기자가 만났습니다.

◀ 리포트 ▶

국내 최대 패션쇼.

유명 모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한 은발의 모델이 런웨이를 누빕니다.

65살 김칠두 씨입니다.

4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해 온 그는 1년 전 딸의 권유로 모델에 도전했습니다.

지나온 세월만큼 머리는 세고 주름도 깊어졌지만 그 모습 그대로 카메라 앞에 서니, 꾸미지않은 자연스러움 그 자체로 강렬합니다.

그의 사진은 SNS에서 화제가 됐고, 팬덤까지 생겼습니다.

[김칠두/모델]
"젊은 친구들하고 런웨이에 같이 선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좋고요. 뭔가 보람을 찾는 느낌…"

국내외 패션업계와 광고계에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김칠두/모델]
"유럽이나 이런 데(해외에) 진출하고 싶은 바람이 있고…"
"하나, 둘, 셋 턴! 그렇죠. 워킹"

워킹 연습 중인 백발의 모델, 76살 최순화 씨입니다.

서울패션위크에서 빨간 립스틱에 유명 디자이너의 드레스를 멋스럽게 소화하며 화제가 됐습니다.

나이들어 보일까 감추고 싶었던 백발은 이제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습니다.

[최순화 /모델]
"너무 잘 어울리고 멋지다. 많은 사람들이 그래요. 길거리 가다가도 그래요. 어휴, 머리 너무 멋져요."

모델은 스무살 때의 꿈입니다.

직장을 다니고 아이 둘을 키우며 잊고 살았던 꿈을 칠십이 넘어서야 이뤘습니다.

[최순화]
"가진 재능을 다시 한번 살려서 다시 한번 사회에 도전해라. 나도 있지 않으냐. 나 좀 봐라 이러고 싶어요."

해외에서는 이미 그레이 모델들이 톱스타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도 최근 시니어 시장이 확대되면서 그레이 모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정영주 /더쇼프로젝트 대표]
"(모든 사람들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서 풍겨지는 이미지가 멋있어 보이는 노후의 삶을 원하고 있거든요. (삶의)사연들이 주름이나 머리카락에 묻어 나 있는…"

삶의 흔적이 묻어나 더 당당하고 아름다운 그레이 모델, 인생 2막의 런웨이는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

MBC뉴스 홍신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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