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올라도 지갑 닫는다"…부동산 자산효과 '제로'

  • 5년 전

◀ 앵커 ▶

지금은 다소 주춤해졌지만 한때 집값이 많이 오르는 곳은 몇 달만 해도 수억 원이 오르기도 했습니다.

집값이 오르면 자산이 늘고 그에 따라 소비도 는다는 게 이른바 자산 효과인데.

최근 우리 경제에서는 그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를 강나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양천구 목동 아파트에 20년 넘게 거주한 72살 주정석 씨.

한 채 있는 집 가격은 한참 전 10억을 훌쩍 넘어섰고 올해만 1억 가까이 올랐습니다.

집값만 보면 자산이 엄청나게 불어난 셈이지만, 그렇다고 예전보다 씀씀이 달라진 건 없습니다.

[주정석(72)]
"지금 한 채 갖고 있는 게 15억 원 한다 칩시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어요? 깔고 앉아있는데..."

한국은행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집값과 소비의 상관관계를 조사해보니 집값에 따른 소비상승률은 0.02%p에 그쳤습니다.

예를 들어 8억 짜리 집이 매년 1억, 2억씩 올라 11억이 되면 소비는 1년에 천만 원 쓰던 것에서 1만9천 원 늘어나는데 그쳤다는 겁니다.

미국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증가율입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은 집값에 따른 자산 효과가 4-50대에 비해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5년 사이 집을 보유한 가구나 자산 비중 모두 고령층에서 크게 늘어났는데, 소득이 없는 경우가 많아 지갑을 닫고 있습니다.

또 집값이 비싸진 만큼 이들의 가계 부채도 함께 늘었습니다.

집이 없는 사람들은 앞으로 집 살 생각에 젊은 사람, 나이든 사람 할 것 없이 허리를 졸라맨다는 겁니다.

[김진성]
"만약 집을 산다고 하면 대출도 많아질 거고 그럼 이자도 더 많이 내야 할 거 아니에요. 소득은 안 느는데…더 모아야죠. 세입자니까…"

내가 사는 집값이 올라도, 집이 없으면 또 없는대로 청년도 노인도 지갑 열기 어려운 현실이 경기 전망을 한층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강나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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