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장비에 부실한 관리"…고양 저유소 화재, 예고된 인재

  • 6년 전

◀ 앵커 ▶

고양 저유소 화재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환기구 10곳 가운데 화염방지기는 한곳만 설치돼 있었고 불씨 유입을 막아주는 인화방지망은 관리 상태가 엉망이었습니다.

김세로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불이 난 탱크 주변 휘발유 탱크의 유증기 환기구입니다.

"내가 들춰볼게."

외부에서 유입되는 불씨를 막아주는 인화방지망이 상당히 벌어져 있습니다.

환기구는 고정하는 나사가 풀려 바닥 위에 떠 있을 정도로 틈이 생겼습니다.

경찰이 조사한 결과, 인화방지망의 관리상태는 이렇게 엉망이었습니다.

앞서 경찰은 정밀 감식을 통해 불이 난 탱크 주변 두 곳의 휘발유 탱크 18개 환기구 가운데 3곳에서 유증기가 나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또 화염방지기는 탱크커버 중앙부 한 곳에만 설치돼 있었고 나머지 9곳 환기구엔 아예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은 풍등의 불씨가 탱크 주변 건초더미에 붙은 뒤 유증기에 의해 폭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경찰관계자]
"화기가 유증 가스에 전이가 돼가지고 실내 내부에 들어가서 폭발한 걸로 보여지거든요."

경찰은 또 25개 CCTV 화면이 너무 작아 잔디 화재를 인지하기 어려웠고, CCTV 통제실에서 근무하는 직원 한 명은 유류 입출하 등 다른 업무를 주업무로 하고 있어 비상상황을 통제하기가 어려웠다고 밝혔습니다.

시스템도 취약해 탱크에서 이상이 감지됐을 때도 경보음이 울리는 게 아니라, 점멸등이 작동하는 형태로 되어 있어 비상상황을 감지하기 쉽지 않은 상태였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MBC뉴스 김세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