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보다]‘성정체성 논란’ 뜨거운 세계 스포츠계

  • 지난달


[앵커]
올해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스포츠계가 그 어느 때보다 시끄럽습니다.

성전환 선수들의 출전 여부를 두고 공정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겁니다.

세계를 보다, 이솔 기자입니다.

[기자]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여자 대학 배구 경기.

빨간색 유니폼을 입은 한 선수가 공을 강하게 내려칩니다.

엄청난 속도로 공이 비켜가자 상대팀 선수는 놀람을 감추지 못합니다.

경기 내내 압도적 기량을 선보인 이 선수는 얼마 전까지 남성이었던 성전환 선수입니다.

빨간색 유니폼 팀은 3명의 성전환 선수를 내보냈고 상대팀도 2명을 출전시키는 등 이날 경기에만 성전환 선수가 5명이나 됐습니다.

성전환 선수가 참여하는 경기는 최근 다양해지고 있지만 경기 공정성 논란도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최근 여성 수영 선수 16명이 미 대학 스포츠협회를 상대로 여자 자유형 500m 경기서 우승한 리아 토머스 선수의 기록을 무효화 해달라는 소송도 제기했습니다.

남자 선수로 활동할 당시 400위 권이었던 토머스가 외과 수술 없이 호르몬 치료를 받은 뒤 여성부 대회에 출전해 1위에 오른 겁니다.

[라일리 게인지 / 미국 수영선수]
"토머스가 시상대에서 여성 선수들을 밀어 냈습니다. 미국대학 스포츠협회는 고의적이고 명백하게 여성을 차별했습니다."

최근 미국 교육 당국이 만든 성전환 학생 선수에 대한 규정을 살펴보면, '종목이나 상황을 따져보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출전을 금지할 수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성전환자란 이유만으로 참여를 막아선 안 된다'고도 써놨습니다.

기준 자체가 모호한 상황입니다.

[제피러스 / 스포츠 인권 전문가]
"'필요할 수 있다'라고 얘기한 건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되는 거잖아요. 혼란을 더 야기할 수 있다고 봅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 IOC도 각 종목별 단체의 자율적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이어서 규정이 명확치 않습니다.

[정용철 / 서강대 체육교육과 교수]
"올해쯤 다 (규정이) 나와야 돼요. 그걸 아예 모르는 협회들도 많거든요. 그래서 혼란이 있을 거고…"

현재까지 세계 성전환 선수의 규모는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권과 공정성 사이에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성전환 선수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더 늦춰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세계를 보다, 이솔입니다.

영상편집: 최동훈


이솔 기자 2sol@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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