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뉴스프리즘] 아이 낳으면 1억원 주는 회사…대부분엔 '언감생심'

  • 2개월 전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아이 낳으면 1억원 주는 회사…대부분엔 '언감생심'

[오프닝: 이광빈 기자]

안녕하십니까. 이광빈입니다.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을 진단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모색하는 뉴스프리즘 시작합니다. 이번 주 뉴스프리즘이 풀어갈 이슈, 함께 보시겠습니다.

[영상구성]

[이광빈 기자]
저출생 대책,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요즘 기업까지 나서고 있습니다. 부영그룹에서 직원이 아이를 한 명 낳으면 1억원을 주겠다고 해서 화제가 됐는데요. 기업과 지방자치단체의 노력 중심으로 저출생 대책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문형민 기자가 기업의 출산지원금과 이에 대한 비과세 혜택, 이와 관련한 문제점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출산지원금 전액 비과세"…실효성·형평성 '물음표' / 문형민 기자]

[기자]
출산한 임직원에게 자녀 1인당 1억 원씩의 출산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던 부영그룹.

저출산 문제 해결에 기여하면서, 직원들의 양육비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로 시작됐습니다.

부영은 물론, 현대자동차, 쌍방울, 유한양행 등 주요 기업들도 출산지원금을 주고 있습니다.

"75명의 직원이 출산지원금 혜택을 받았고, 자녀를 계획하지 않거나 1명의 자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로 자녀 계획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도…"

기업이 자발적으로 출산 장려책을 내놓고 있는 상황인데 발목을 잡은 건 세금이었습니다.

출산지원금이 직원의 근로소득으로 잡힐 경우 최고 36%의 소득세를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직원에게 혜택을 전부 드리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소득세에 대한 부분들을 제외하고 직원들이 수령하게 되는…"

이처럼 세금 때문에 출산지원금의 취지가 퇴색된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정부가 나섰습니다.

기업이 임직원에게 주는 출산지원금 전액에 과세하지 않는 방안을 적용하기로 한 겁니다.

"기업이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출산지원금은 전액 비과세해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고, 더 많은 근로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앞으로는 출산 후 2년 내 받은 출산지원금에 최대 두 차례까지 과세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이 지원금을 인건비로 처리, 법인세를 낮출 수 있어 반길 만한 일입니다.

다만, 출산지원금 전액 비과세를 두고 실효성에 대해 아직은 물음표가 붙습니다.

2022년 귀속 근로소득 가운데 출산 및 보육수당 비과세를 신고한 근로자는 47만 2,380명.

이는 전체 근로소득자 2,053만 4,714명의 2.3%에 불과하고, 1인당 연 68만원 수준입니다.

그간 기업이 출산지원금을 세금 문제로 못 준 게 아니라 안 준 쪽에 가깝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취업자의 90%가 속한 중소기업에선 이런 지원금을 쏟아낼 자금적 여유가 없습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비해 노조 등을 통한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 등을 통한 정비가 잘 돼 있는 경우가 많고, (반면 중소기업은) 인식과 노력이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최근 직원이 70여명 정도인 강릉 썬크루즈 호텔·리조트가 최대 1억원의 출산지원금을 내걸었지만, 육아휴직도 제때 쓰지 못하는 여타 중소기업 직원에겐 '그림의 떡'일 수 있습니다.

이는 결국 상대적 박탈감을 키우게 되고 출산 계획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금 우리나라 저출산의 원인이 비용의 문제라기보다는 격차의 문제라는 부분이 있거든요. 옆에 있는 사람들과 비교가 되는 거죠."

출산에서의 '부익부 빈익빈'이 없도록 이들을 위한 맞춤형 혜택이 마련돼야 할 때입니다.

연합뉴스TV 문형민입니다.

#출산장려금 #비과세 #중소기업

[이광빈 기자]

이번에는 기업 출산지원금을 받은 부부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국내 최초 네 쌍둥이를 자연 분만으로 낳은 김환-박두레 부부는 회사로부터 1억원 가까운 지원금을 받았는데요. 김 씨 부부의 하루를 방준혁 기자가 동행했습니다.

[네 쌍둥이 부부 육아 전쟁…"지원이 큰 힘" / 방준혁 기자]

[기자]

이른 아침 아빠 손에 이끌려 씻고 나온 아이들에게 엄마가 차례대로 옷을 입힙니다.

첫째 딸 우리부터 네 쌍둥이 문별, 휘, 무열, 겸이까지….

5남매를 키우는 부부는 아침 7시부터 전쟁을 치릅니다.

"아침에 6시에 일어나서 밥을 하고 애기들부터 먼저 먹이고 남편이 애기들 씻기기 시작해요. 애기들 씻으면 제가 옷을 입히고…"

네 쌍둥이는 최근 집 근처 직장 어린이집 영아반에 입학했습니다.

다섯 아이를 어린이집으로 보내는 길.

잠깐만 방심해도 사고가 납니다.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유아차 대신 다인용 수레를 끌고….

회사에서 선물로 준 9인용 승합차가 꽉 찹니다.

"(집) 근처에 포스코 직장 어린이집이 있더라고요. 회사에서 지원되는 부분들이 많다 보니까 공간에서도 여유가 있고…"

어린이집에서 돌아오면 곧장 옷을 벗기고 밥을 먹입니다.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숨통이 트였지만 부부에게 주어진 자유 시간은 하루 2~3시간 남짓에 불과합니다.

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습니다.

김 씨 부부는 2년 넘게 함께 육아 휴직을 하고 있는데요. 남편인 김 씨가 먼저 올해 안으로 복직할 계획입니다.

"나라에서 육아휴직 비용(급여)이 나온다고 하지만 실제 제가 받던 임금으로 생활하던 거랑은 차이가 있으니까…기저귀랑 분유 한창 먹일 때 한 달에 100만 원은 기본이고요."

회사에서 준 각종 지원금은 큰 도움이 됐습니다.

김 씨가 재직 중인 포스코에선 출산 장려금 2천만원과 돌봄 지원금 3,600만원이 나왔고, 박 씨가 근무하는 국민은행은 아이들 병원비 등 2천만원을 지원했습니다.

"저희 회사 같은 경우는 거의 1억에 가까운 돈을 직접적인 지원을 해줬단 말이에요. 간접비가 아니라. 저희가 안심하고 육아휴직 쓰고 아이들 5명 케어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됐죠."

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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