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성난 농민들'…환경규제·값싼 수입 농산물에 폭발
  • 3개월 전
유럽의 '성난 농민들'…환경규제·값싼 수입 농산물에 폭발

[앵커]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곳곳에서 성난 농민들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까다로운 EU의 환경규제 속에 값싼 우크라이나 농산물이 시장에 쏟아지면서 소득이 줄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치동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트랙터를 동원해 주요 도로를 막는 프랑스 농민들의 시위가 일주일째 이어졌습니다.

일부는 유럽연합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로 몰려갔습니다.

가장 큰 불만은 값싼 수입 농산물 유입으로 소득은 줄고, 친환경을 명분으로 한 각종 규제는 늘어난 겁니다.

"반복되는 규제가 누적돼서, 어떤 경우에는 더는 대응할 수 없게 됐습니다. 경제적, 행정적으로도 큰 부담입니다. 우리가 얼마나 지쳤는지 보여주려고 나왔습니다."

독일에서도 농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왔습니다.

"(규제 당국의) 요구가 점점 많아집니다. 낮은 기준으로 생산된 외국산 식품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에너지 가격은 올라갔는데, 탄소 저감 등을 내세워 감세와 보조금 혜택은 줄었습니다.

저렴한 우크라이나산 곡물과 달걀 등 농산물도 한꺼번에 시장에 풀렸습니다.

전쟁으로 흑해 항로가 막히자, EU는 우크라이나 곡물이 폴란드 등 동유럽을 거쳐 아프리카와 중동으로 갈 수 있도록 무관세 혜택을 도입했기 때문입니다.

헝가리, 네덜란드, 불가리아와 같은 다른 농업 강국에서도 농심이 폭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항상 프랑스나 독일 같은 다른 나라의 농부들이 하는 걸 지켜보면서 침묵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수확 때 손실을 보았고, 마침내 뭐든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각국 정부가 해결책 모색에 골머리를 앓는 사이, 극우 정당들은 농민들의 불만과 분노를 다가오는 선거에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이치동입니다. (lc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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