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간다]강제철거 계곡…더 교묘해진 꼼수 영업

  • 9개월 전


[앵커]
기억나십니까.

이재명 경기지사 시절 청정 계곡을 만들겠다며 계곡 근처 불법 영업 식당들 강제 철거했었죠.

그럼 경기 지역 계곡은 청정 지역이 됐을까요.

이솔 기자가 다시 가봤습니다.

[기자]
평상이 부서지고 알루미늄 지붕은 종잇장처럼 구겨졌습니다.

경기도는 2019년부터 1만 2천 개가 넘는 계곡 불법 영업 시설을 철거했습니다.

4년 전, 경기도는 계곡의 불법 시설물을 없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청정 계곡으로 돌려놓겠다고 했습니다.

특정 업소가 하천을 독점할 수 없고 시설물도 무단으로 설치할 수 없다는 건데요.

과연 그럴지, 다시 찾아가봤습니다.

계곡을 따라 늘어선 식당들.

저마다 물속 평상 자리가 있다고 홍보합니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바닥엔 물이 흐르고, 손님들은 발을 담근 채 음식을 즐깁니다.

[식당 관계자]
"계곡에는 장사를 못해요. 법으로 못하게 돼 있어서 안에 평상을 만들어 놨잖아요. 밑에 물 만들어놓고. 그런 시스템이에요. 다 그래요, 여기는."

이 물은 어디서 난 걸까.

영업 시작 전 이른 아침, 계곡에서 식당으로 긴 고무관이 이어져 있습니다.

계곡 물을 끌어올려 식당 바닥에 물을 채우는 겁니다.

[A 식당 직원]
"계곡에 있는 물을 끌어다 올려서 이쪽으로 넣어서 돌리는 구조라서…"

[B 식당 직원]
"이게 지하수랑 계곡물이랑 이렇게 끌어 올리는 거라서요."

계곡에서의 영업을 단속하자 아예 계곡 물을 식당 안까지 끌어다 쓰는 새로운 꼼수가 등장한 겁니다.

명백한 하천법 위반이지만, 눈 가리고 아웅 하듯 연결된 고무관만 치우면 간단히 단속을 피할 수 있습니다.

[시청 관계자]
"지금도 단속하고 있거든요. 사장님 말로는 지금 물차 사용하고 계시다고. 그 안에서만 순환하는 거라고, 하천에서 뽑아 쓰는 게 아니라."

또 다른 식당은 아랑곳 않고 여전히 계곡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테이블과 파라솔이 계곡을 빽빽이 둘러싸고 있고 바위 위엔 평상까지 놓여 있습니다.

[시청 관계자]
"저희도 민원 많이 받고 있어서 다른 방법도 찾고 있긴 한데 사유지에 둘러싸여 있다 보니까 저희도 이게 어떻게…"

음식 가격은 닭백숙과 닭볶음탕이 7만 5천 원, 부추전은 2만 원이 넘습니다.

계곡에서 놀려면 바가지는 감수해야 합니다.

사실상 자릿세입니다.

[피금자 / 서울 서대문구]
"비싸요. 옛날하고 비교할 수가 없어. 비싸요. 너무 비싸요."

아예 지자체가 식당과 협의해 시민들이 무료로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을 설치한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자리를 잡으면 식당 주인이 나타납니다.

[C 식당 관계자]
"(여기 밑에서 놀려면 식당 이용해야 해요?) 네. 음식을 드시면 (이용)할 수가 있지."

[D 식당 관계자]
"이쪽에서 노실 것 같으면 저희 가게 음식을 좀 팔아주시고."

[인근 상인]
"민원도 엄청 들어오는데 까딱도 안 해요. 식당에서 뭐라고 하니까 싸우기 싫으니까 사람들이 그냥 다 시켜먹는 거예요."

경기도는 한때 감소하던 계곡 불법 영업이 지난해부터 다시 늘었다며 올 여름 강력 단속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시간다 이솔입니다.

PD : 홍주형
AD : 김승규
작가 : 김예솔


이솔 기자 2sol@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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