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기자]한 달간 치밀한 준비…두 가족의 귀순 전말

  • 작년


[앵커]
아는 기자, 아자 정치부 유승진 기자 나와있습니다.

[질문1] 어린아이를 포함해서 두 가족이 넘어왔는데 사돈 지간이라고요?

네, 당국이 조사해 보니 이들은 사돈 지간이었습니다.

가계도를 다시 보여드리겠습니다.

젊은 부부가 각각 편부모를 모시고 내려왔고, 여기에 각 형제와 2명의 아이들까지 총 9명이 내려온 겁니다.

적지 않은 인원이지만 비교적 수월하게 내려올 수 있었던 건, 이들이 혈연관계였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북한에선 생활 총화처럼 이웃 주민끼리도 서로를 감시하는 제도가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아무리 친해도 혈연관계가 아니라면 함께 귀순을 무릅쓰기 쉽지 않다는 게 대북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질문2] 상당히 오래 준비를 한 걸로 보인다고요?

네, 이들은 귀순을 약 한 달간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특히 자기 소유의 목선을 개조해서 내려온 것으로 저희 취재 결과 확인됐는데요.

이 목선에는 비상식량과 옷가지, 연료까지 실어져 있었습니다.

장기 표류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철저하게 대비했단 것이죠.

[질문3] 지도 보면 출발지인 강령이 멀진 않지만 그래도 목선 타고 넘어온다는 결심하기가 쉽진 않았을 것 같은데요?

네, 자기가 개조한 목선을 타고 내려왔다는 것, 그리고 주로 탈북하는 루트로 알려진 북중 접경 지역이 아닌 직접 바다를 건너올 결심을 했다는 것.

그만큼 조류를 잘 알고, 이를 이용할 자신이 있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출발지는 황해도 강령군입니다.

강령군에서 서해 북방한계선, NLL 까지는 50km 정도 되는데요.

이들은 강령군에서 배를 띄워 조류를 이용해 내려온 지 얼마 안 되어 NLL을 넘었고, 바로 우리 군에 발견되었습니다.

귀순 당시 비가 많이 내려 시야가 잘 보이지 않아 북한 쪽 감시도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질문4] 그런데 귀순은 확실한 건가요?

이들은 오자마자 우리 측에 바로 귀순 의사를 밝혔다고 합니다.

가장 큰 귀순 동기로 생활고를 꼽은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또 남한 방송도 시청한 적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 당국이 파악한 이들의 신분은 노동자입니다.

고위층이 아니다 보니, 사실상 장마당에 의존해 각자도생으로 생계를 이어왔을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5] 목숨 걸고 온 이유가 생활고 때문이라면, 식량난이 심각한가 보죠?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주말 기준 북한 쌀 가격이 1kg에 6200원 옥수수 가격이 1kg 3300원 정도였다고 합니다.

통상 쌀은 4000원대 중반, 옥수수는 1800원~1900원대가 적정 수준으로 평가받는데, 이보다 훨씬 비싸진 거죠.

내부 식량이 부족하다 보니 이렇게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겁니다.

문제는 이 비싼 가격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데다, 대북 제재는 해제될 기미도 없다 보니 주민들의 생활은 막막할 수밖에 없습니다.

[질문6] 귀순 소식 듣고 지난 정부 논란이 됐던 강제 북송 사건도 생각이 나던데요. 정권이 바뀌었으니 그럴 일은 없을 것 같고요?

표를 한번 보겠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입국한 탈북민 수는 코로나가 발병한 2020년부터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국경이 봉쇄되면서 탈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죠.
 
여기에 문재인 정부 당시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이 발생했었죠.

그간 북한 주민들은 탈북을 결심하기 쉽지 않았을 겁니다.

이번 사례처럼 일가족이 NLL을 넘어온 것은 지난 2017년 7월 이후 거의 6년 만인데요.

이번 귀순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조치가 북한 주민들에게 모종의 시그널을 줄 거란 해석도 나옵니다.

이에 따라 북한 주민들의 귀순이 연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유승진 기자 promotion@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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