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기자]대통령실 뚫렸나…美 도·감청, 용산 이전 탓?

  • 작년


[앵커]
아는 기자 아자 시작합니다. 정치부 조아라 기자 나왔습니다.

Q. 용산 대통령실이 뚫린 건가요? 미국에 감청을 당한 거에요?

미국의 감청에 용산 대통령실이 뚫렸는지는 현재까지 '모른다'가 맞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과 관련한 김성한 전 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의 대화 내용을 공개했죠.

미 국방부 기밀 문건에 근거했다고 밝히면서 기밀 문건은 '신호 정보', 즉 '시긴트'에서 확보됐다고 전했습니다. 

통신이나 통화 내용을 감청하는 방법인데, 용산 대통령실일수도 아니면 제3의 장소에서 나눈 대화일 수도 있고 두 사람 간 전화 통화일 수도 있습니다. 

민주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나눈 대화가 확실하다고 주장했는데요,

[김의겸 / 더불어민주당 의원]
"분명히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대통령 집무실은 아니겠지만 외교안보실장 실이거나 용산 건물에 있는 걸 도·감청한겁니다."

김 의원에게 그렇게 보는 근거를 추가로 물었더니 "청와대 근무 경험과 상식에 비춰봤을 때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Q. 시청자는 이런 질문을 주셨는데, 청와대 시절에는 감청을 안 당했냐. 민주당에서 청와대에 있었으면 괜찮았을텐데 용산으로 졸속 이전해서 뚫린 거라고 주장하더라고요?

네, 민주당은 용산 대통령실이 감청됐다는 전제로 공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존 청와대에는 보안 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데 용산 이전이 졸속으로 추진되면서 보안이 허술해졌다는 겁니다.

[윤건영 /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방부를 대통령실로 급히 꾸리려다 보니, 보안을 강화하는 벽면 공사 등을 새롭게 하지 못했고, 보안 조치 공사나 리모델링 등도 짧은 기간의 수의계약 방식으로 급하게 이뤄졌습니다."

대통령실은 이전할 때 보안상의 문제로 외교부 청사 대신 국방부 청사를 택했고, 각종 조치도 완벽하게 취했다고 반박했습니다.

특히 국가안전보장회의, NSC가 열리는 대통령실 지하 벙커는, 반쯤 지상으로 도출된 과거 청와대 벙커보다 훨씬 더 탄탄하다고 강조했습니다.

NSC에서 대화가 유출될 가능성은 적다고 보는 건데요.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용산 대통령실이 뚫렸다면 "문재인 정부 국방부도 다 뚫렸다는 것이냐" 이런 반박도 내놨습니다.

Q. 유출된 자료가 맞다면 우리나라만 뚫린 게 아닌건데, 시긴트? 이건 뭔가요?

시긴트의 정확한 뜻을 설명드리면요.

시긴트는 '시그널'과 '정보'를 결합한 용어입니다.

위성이나 특수장비를 활용해 통신이나 통화내용을 감청하는 방법을 말하는데요.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70년대 미 중앙정보국, CIA가 청와대를 도청했다는 사실이 외신을 통해 알려졌었죠.

이 일을 계기로 노태우 정부는 청와대를 새로 지으면서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본관 벽을 2중 3중으로 두껍게 만들었습니다.

Q. 민주당은 굴욕외교라고 주장하는데, 왜 미국에 말도 못하나 이렇게 몰아붙이는 것 같아요?

대통령실은 일단 미 국방부가 법무부에 조사를 요청한 상황인 만큼, 조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기밀 문건의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항의부터 하는 건 자칫 동맹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특히 해당 문건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내용인 만큼, 이번 미국의 감청 의혹이 한미 동맹을 이간질하려는 세력의 의도가 개입된 사건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Q. 미국 국빈방문이 보름 남았는데 영향은 없을까요?

이번 국빈방문은 12년 만에 이뤄지는 중요한 행사이죠.

그만큼 방미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는데, 감청 의혹에 더 관심이 쏠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게 사실입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한미정상회담 의제 조율 차 내일부터 3박 5일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을 방문하는데요.

오히려 이번 감청 논란으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요청을 미국이 할 수 없게 됐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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