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카메라]“1년도 안 돼 폐업만 느니…” 위기의 중고거리

  • 3년 전


경기 불황이 올 때도 호황인 시장이 있습니다.

중고 주방기기를 사고 파는 중고거리입니다.

그런데 코로나 이후에는 이곳을 수십년 지킨 가게들도 폐업 위기입니다.

자영업자들이 얼마나 힘들지 뼈 아픈 현실을 보여줍니다.

현장 카메라 정다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코로나19 장기화의 여파로 폐업을 선택하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폐업한 가게 물품을 사들이는 이곳, 서울 황학동 중고거리마저도 상황이 어렵다고 하는데요. 어떤 사정인지, 현장으로 갑니다."

사람과 트럭이바쁘게 오가던 서울 황학동 중고거리.

이곳에 자리잡은 400여 개의 중고 업체들은 폐업 가게 물품을 싸게 사뒀다가, 새로 문을 여는 가게 업주들에게 마진을 붙여 되파는 식으로 수익을 내왔습니다.

망하는 가게도 있었지만, 새로 문을 여는 곳도 많았기 때문에 좀처럼 불황을 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폐업하는 식당이나 카페는 늘어난 반면, 개업하는 곳은 확연히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박태현 / 서울 황학동 중고거리 상인]
"50% 정도 매출이 떨어졌다고 보면 되고. 최악인 상황이지.
(폐업 등)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되겠다 이렇게 얘기하는 분들도 있지. 오죽 답답하고 힘들면 그러겠어 나도 힘든데…"

개업한다고 물품을 사간 사람들 중에는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가게가 망했다"며 물건을 되파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박태현 / 서울 황학동 중고거리 사장]
"가져간 지 얼마 안됐는데 매입하라 그러면 그때가 굉장히 곤란한 입장인 거지.“

가게에 계속 재고가 쌓이다 보니,

1억원 어치 물품이 중고로 몇백만원에 나와도 선뜻 잡아둘 수가 없습니다.

[서울 황학동 중고거리 상인]
"(1년 전 개업할 때) 1억이 넘어가는 금액이 들어갔는데 시장에서 가져오는 단가가 200만~300만 원 그랬어요. 그런데 그 200만~300만 원도 부담스러워서 못 가져왔어요.”

황학동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전국 대부분의 중고 업체들이 가게 임대료를 내는 것도 벅차다고 합니다.

[김찬기 / 대전 권선구 중고물품 업체 사장]
"얼마 전에 (중고로 사들인) 에어컨 2차례 고물상에 갖다 줬어요. 저는 가겟세를 내야 하니까 가겟세 때문이라도…"

견디다 못해 돈 주고 사들인 중고물품을 헐값으로 고물상에 파는 최후의 수단까지 동원하는 겁니다.

[대전 동구 고물상 관계자]
"(중고업체 물품이) 아무래도 덜 팔려서 오래 묵은 건 고물상으로 빼는 데도 있어요. 정리해서 빼는 데도 있고."

"폐업한 가게 물품을 중고로 사고 팔기도 어려운 자영업자들, 막다른 길까지 몰린 상황입니다. 현장카메라 정다은입니다.“

PD : 김남준 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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