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카메라]3만 마리 불청객…불편한 겨울나기

  • 6개월 전


[앵커]
매년 이맘 때면 화성이나 수원, 오산 같은 경기 남부 도심에 불청객이 찾아옵니다.

새카맣게 몰려드는 까마귀떼인데요.

쫓아내면 오히려 더 많아져서 되돌아온다는데, 현장카메라 전민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상가가 밀집한 도심 번화가입니다.

그런데 하늘에는 까마귀 수백 마리가 날아다니고 전깃줄에 빼곡히 앉아 있는데요.

대체 왜 도심에서 이러는 걸까요.

현장 취재해보겠습니다.

경기도 화성 진안동.

날이 어두워지자 새까만 까마귀 떼 행렬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하늘 위를 수차례 빙빙 돌더니, 200여 미터 전깃줄에 빈틈없이 자리를 잡습니다.

[현장음]
"아악! 완전 많아. 진짜 싫어."

참다못한 상점 직원이 전신주를 쳐보지만 소용없습니다.

[식당 직원]
"매년 와서 앉아요. 딴 데 가라고 (치는 거예요)."

길가에 주차했던 차량은 불과 2시간 만에 까마귀 배설물로 뒤덮였습니다.

[권세동 / 경기 화성시]
"지금도 똥 떨어지는 소리 또 들렸죠. 세차 맡겨야죠. 돈 30만 원 깨지게 생겼어요."

바로 옆 수원, 오산도 도심을 점령한 떼까마귀 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습니다.

철새인 떼까마귀는 몽골이나 중국, 러시아에 있다 11월부터 2월 사이 우리나라로 겨울을 나러 옵니다.

매번 오는 곳에 오는데 남쪽은 울산과 전북 김제, 중부는 경기 남부가 겨울 서식지입니다.

경기 남부에 나타나는 개체 수만 2만~3만 마리입니다.

[이강석 / 화성시 환경사업소 수질관리과]
"개체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떼까마귀가 몰리는 수원, 화성, 오산을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도심 근처에 농경지와 과수원이 바로 붙어 있다는 겁니다.

수리부엉이 같은 천적이 없는 도심을 선호하는데 신도시보다 구도심, 거기서도 주택가보다 번화가를 좋아합니다.

앉을 전깃줄이 있는데다 가로등과 간판들로 밤에도 발아래가 훤히 보이기 때문입니다.

[최유성 / 국가철새연구센터 연구사]
"숲은 완전히 깜깜합니다. (도심지역이) 천적이나 위험 요인을 확인하기 훨씬 좋은 환경이지 않나 그걸 이용하는 거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유해조수로 지정돼 있고 도시도 엉망으로 만들어 레이저 쏘며 갖은 방법으로 쫓아내 보지만 그때뿐입니다.

[김경화 / 화성시 퇴치전담반 작업자]
"계속 왔다 갔다 하는 식이에요. 쫓는다고 하지만 결국은 남아 있어요. 반복해서 쫓는 것밖에 없어요."

[경기 수원시청 관계자]
"두 번 세 번 왔다 갔다 하면서 (퇴치)하고는 있거든요. 그래도 앉으면 그 이후로는 방법이 없고요. 막막하고…."

길어야 넉 달 더부살이인 만큼 참고 살자는 의견도 있지만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날 경우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현장카메라 전민영입니다.

PD : 장동하 윤순용
AD : 석동은
작가 : 전다정


전민영 기자 pencake@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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