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카메라]“다리 건너가 술 먹고 밥 먹고” 위험한 원정

  • 3년 전


현재 지자체별로 거리두기 단계가 제각각이죠.

그러다보니 이런 일도 생깁니다.

다리 하나만 건너면 규제가 다르게 적용돼서, 술을 마시러 옆 동네로 원정을 가는 사례도 있습니다.

권솔 기자의 현장 카메라입니다.

[리포트]
[권솔 기자] 이곳은 충북 음성군과 경기 이천시의 경계입니다.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음성군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이천시는 2.5단계로 나뉘는데요.

연말 저녁, 두 지역의 모습은 어떻게 다른지 현장으로 갑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식당, 테이블마다 술병이 가득합니다.

밤 9시가 다가오자 손님들은 우르르 식당을 나섭니다.

먹자골목은 순식간에 정적이 감돕니다.

[경기 이천시 식당 점주]
"9시까지밖에 (영업) 못해요. 전부 다 그럴 거예요."

"원래는 새벽 2시까지 영업하던 고깃집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방역수칙을 지키기 위해 문을 닫았습니다."

PC방도 텅 비었습니다.

[경기 이천시 피시방 점주]
"저희도 9시에 문 닫아요."

PC방 곳곳엔 밤 9시 이후 영업이 안 되니 충북으로 건너가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얼마나 가깝기에 그런 걸까.

"이곳 경기 이천에서 하천을 건너가면 충북 음성인데요, 빙판길이라 천천히 걸었는데도 3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2분 정도 떨어진 거리인데 조금 전 이천과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9시가 넘었는데도 일부 식당에는 술자리가 이어집니다.

충북도에서 지난 주말부터 소규모 음식점도 밤 9시 이후 영업을 금지했는데 면적 제한을 놓고 혼선이 빚어진 겁니다.

[충북 음성군 식당 주인]
"50㎡(15평) 미만은 괜찮다고 했다가 이틀 만에 바꿨어요. 이틀 만에 번복해가지고 다 같이 영업 못 하게."

편의점 밖 테이블엔 술판이 벌어지고, 안에선 학생이 음식을 먹고 있습니다.

충북지역 거리두기 2단계에선 편의점과 관련된 규정이 없습니다.

[충북 음성군 편의점 관계자]
"(도시락이랑 컵라면 먹고 갈 수 있어요?) 드실 수 있어요. 여기는 특별한 제재가 없어요. 아직은."

[경기 이천시 주민]
"(경기도) 장호원 사람이고 거의 매일 왔다 갔다 해요. 장호원은 9시면 다 철수예요. 그런데 여기(충청북도)는 다 이렇게 열려있어서"

PC방에도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한 칸씩 띄어 앉지도 않은 채 다닥다닥 붙어 앉았고, 일부는 마스크도 쓰지 않았습니다.

지난 9일 충북도의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영업이 제한됐다가 PC방의 집단 감염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사흘 뒤 24시간 운영으로 완화된 겁니다.

[충북 음성군 PC방 손님]
"저기는 경기도라서 9시에 문 닫고 여기는 24시간 (하니까)."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버스와 택시를 타고 원정을 오는 경기도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충북 음성군 식당 관계자]
"이천시는 수도권이라서 2.5단계이기 때문에 다 문 닫는 걸로 알고 있고요. 장호원 사람들이 갑곡읍에 넘어와서 술 먹고 밥 먹고 하는 거예요."

주민들 불안은 커지고 있습니다.

[충북 음성군 주민]
"걱정되죠. 코로나라고 차단을 해도 그렇게 하면 아무 소용이 없는 건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더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국민의 참여와 협조입니다."

현장카메라 권솔입니다.

권솔 기자 kwonsol@donga.com
PD : 김종윤·석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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